오래 써도 덜 답답한 덴털마스크… 등교 앞두고 품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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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 비상]
학부모들, 자녀용으로 구매… 날씨 더워지며 성인들도 착용 늘어
온라인선 ‘36매 7만원’짜리도 품절… 정부, 생산량 대폭 늘리기로

26일 오전 8시 30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승강장과 계단마다 출근을 서두르는 직장인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결같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날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 지침에 따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은 무조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KF94, KF80 같은 보건용 마스크 외에 얇은 덴털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도 많았다. 직장인 곽모 씨(28)는 “사람이 붐비는 지하철에서 모두 마스크를 쓰니 안심이 된다”면서도 “날씨가 점점 더워지면서 보건용 마스크가 답답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보건용보다 가벼운 덴털마스크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덴털마스크는 의료진이 수술용으로 착용하는 얇은 일회용 마스크를 의미한다. 보건용 마스크는 미세먼지나 비말(침방울) 차단 효과는 높지만 그만큼 공기가 잘 통하지 않아 답답하다. 특히 27일 유치원 및 초중고교 등교에 맞춰 어린 자녀에게 구해 주려는 수요가 많아 일부에선 품귀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최근 덴털마스크 가격이 크게 올랐다. 코로나19 유행 전 장당 100∼200원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장당 700∼1000원에 팔리고 있다. 국내산은 더 비싸다. 한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국내에서 만들어진 어린이용 덴털마스크 36장을 7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마저도 품절 상태였다.

덴털마스크 대신 일회용 마스크를 찾기도 한다. 두 제품은 외관상 큰 차이가 없다. 다만 덴털마스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정한 액체저항성(마스크에 물이 침투하는 시간 측정) 기준 등을 통과해 의약외품으로 인정받은 제품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덴털마스크를 통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26일 서울아산병원 김미나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KF94 마스크에 들어 있는 공기정화필터가 습기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마스크 안쪽에 침방울 크기로 파란색 염료를 세 군데 떨어뜨리자 순식간에 필터가 젖어 마스크 겉면에서도 염료가 비쳐 보였다는 것이다. 반면 덴털마스크는 바깥 표면에 염료가 비치지 않고 건조한 상태를 유지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최근 대한의학회지(JKMS) 오피니언난에 발표했다. 그는 “수술용(덴털) 마스크는 오래전부터 착용자의 침방울 전파를 막는 효과가 있다고 검증됐다”며 “코로나19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한 공중 마스크로 가장 권장되는 유형”이라고 밝혔다.

덴털마스크 수요가 급증하자 정부도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다. 식약처는 하루 약 50만 장이던 덴털마스크 생산량이 최근 70만 장까지 늘었고, 하루 100만 장 생산을 목표로 하겠다고 25일 밝혔다. 또 덴털마스크와 비슷한 두께로, 침방울 차단 효과가 있는 마스크를 ‘비말 차단용 마스크’로 만들 수 있도록 이르면 다음 달 초 관련 고시를 개정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26일 이의경 식약처장에게 “날씨가 더워지면서 아이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데 불편할 수 있으니 식약처가 끝까지 잘 챙겨 달라”고 당부했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당연히 KF94 같은 보건용 마스크가 침방울 차단에 효과적이지만 날씨가 더워서 마스크를 턱에 걸치는 것보다는 덴털마스크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게 더 낫다”며 “마스크의 기능도 중요하지만 마스크를 잘 쓰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위은지 wizi@donga.com·강동웅 기자
#코로나19#덴털마스크#등교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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