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주간의 국군대구병원 의료지원을 무사히 마친 국군간호사관학교 60기 신임 간호장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서욱 육군참모총장은 이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그들의 의미있는 첫 임무완수를 축하하는 기념액자를 선물했다. (육군 제공) 2020.4.10/뉴스1
“사태가 길어지는 만큼 의료진과 의료진보다 더 힘들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시는 분들의 희생도 점점 길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시면 좋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졸업과 동시에 대구로 향했던 국군간호사관학교 김지민 소위는 본인의 공로를 안 보이는 곳에서 맡은 바 역할을 다하고 있는 의료기사, 방역기사에게 돌렸다.
코로나19 확산에 대구로 파견된 국군간호사관학교(국간사) 60기 졸업생 75명이 지난달 3일부터 지난 10일 약 40여일의 파견 임무를 마치고 복귀했다.
신임 간호장교들은 지난달 3일 국간사 졸업과 임관식을 마친 뒤 국군대구병원으로 곧바로 투입돼 5주 동안 확진환자들의 입원 치료를 지원했다.
이들은 주간·낮·야간 근무 3교대로 경증환자 대상 Δ면담 Δ투약 및 복약 안내 Δ개인위생수칙 교육 임무 등을 수행했다. 또 현역 간호장교와 산소치료 보조 임무 등 중증환자 치료지원 임무도 병행하기도 했다.
김 소위는 “보람 있는 순간은 많았다. 그중에서도 퇴원한 환자로부터 감사하다는 인사와 편지를 받았던 순간이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다”라며 “방호복을 입으며 느낀 고통과 피로감을 다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병실에 있던 편지라 밖으로 가지고 나올 수 없어 사진을 찍고 난 후 밖에서 읽어보고 그랬다. 임무 종료 후 복귀할 때도 격리시설의 사진을 가져올 수 없어 두고 올 수밖에 없었다. 대구에 추억을 놔두고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는 ‘일탈’ 사례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느슨해지고 있는 점에 대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김 소위는 “코로나19 사태가 점점 장기화되며 집 밖에 나가지 못하고 한정된 공간에서 생활해야 하는 기간도 길어져 갑갑함을 이해 못하는 것은 전혀 아니”라면서도 “다만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의료진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시는 분들의 희생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시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마음을 놓고, 느슨해지면 여태껏 해왔던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고, 코로나 극복 목표를 위해 다 같이 노력한 결과가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라며 “꼭 필요한 외출이 아니라면 자제해주시고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꼭 실천해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정신없는 파견 임무를 마친 사관생도들은 오는 26일까지 2주간의 예방적 자가격리 기간을 마치고 27일부터 곧바로 대전 국군의무학교에 입교해 지휘참모과정 교육을 이수할 계획이다.
국간사 60기는 코로나 여파에 가족·지인들이 참석하지 못한채 그들만의 조촐한 졸업식을 가져야만 했다. 그마저도 대구로의 신속한 지원을 위해 졸업식 일정도 앞당겨야 했다. 김 소위는 영광스러운 순간을 가족과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이 못내 남는다고 했다.
김 소위는 “임무 복귀 후 사랑하는 가족들과 얼굴 마주 보고 맛있는 저녁을 먹으 진심 어린 축하를 받고 싶었으나 예방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어 아직 하지 못했다”라고 했다.
동기생들이 전하고자 하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김 소위는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이 있었다. 지칠 때도 있고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전국 각지에서 보내준 응원에 정말 감사했다. 75명 생도 모두가 꼭 전하고자 하는 말이다”라고 했다.
김 소위와 동기생인 신나미 소위는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의 믿음에 부응하고 싶었고, 완치된 환자들로부터 받은 감사의 편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대구병원에서 임무 수행하는 동안 많은 분들이 보내주신 응원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국군대구병원의 선배 간호장교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자 했다. 김 소위가 담당한 병동에는 총 32명의 환자를 받을 수 있었는데 파견 종료 당시에는 6명이 남은 상태라고 했다. 남은 6명은 고스란히 국군대구병원에 근무하는 선배들의 몫이다.
김 소위는 “부족한 부분이 많은 신임 소위라 선배 장교분들께서 애를 많이 먹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너무 많이 챙겨주고 저희보다 먼저 임무를 시작해 실무에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끝으로 “코로나19가 잠잠해짐에 따라 의료진들에 대한 응원도 부탁드린다. 먼 곳에서 안 보이는 곳에서 수고해주시는 의료기사나 방역기사분들께서도 수고하고 계시다는 것을 꼭 생각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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