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 복병은 교회들”…일부 예배강행 지자체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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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3월 17일 14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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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지키지 않은 교회 137곳의 밀접집회 제한명령을 내렸다. 사진은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성남 은혜의강교회 앞에서 수정구청 환경위생과 직원들이 지난 16일 오전 방역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지키지 않은 교회 137곳의 밀접집회 제한명령을 내렸다. 사진은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성남 은혜의강교회 앞에서 수정구청 환경위생과 직원들이 지난 16일 오전 방역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교회가 소규모 집단감염 예방을 위한 방역 활동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지역 교회 중 상당수가 매주 일요예배를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역 교회 1967곳 가운데 576곳이 지난주 일요예배를 진행했다.

방역당국은 각종 모임과 다중이용시설을 매개로 발생하는 소규모 집단감염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표되는 대면 접촉 자제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종교시설은 코로나19 고위험 시설로 꼽힌다. 다수가 밀폐된 공간에 모인 상황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지역사회로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 사례에서 보듯 종교행사 등 닫힌 공간 내에서 밀접한 접촉이 발생하는 집단 행사는 감염병 대량 확산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일부 교회가 예배를 강행하면서 종교시설에서의 집단감염 우려가 현실화됐다.

최근 경기도 성남 은혜의강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 49명이 무더기로 발생했다. 이 교회에서는 지난 1일과 8일 신도 간 2m 이격거리 유지 등 감염 예방규칙을 지키지 않은 채 예배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충북도는 지역 종교계에 집회 등 단체 활동 자제를 계속해서 권고하고 있다.

불교와 천주교는 오는 20일까지 법회 또는 미사 등 단체 활동을 중지한 상태다. 이들 종교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활동 중단 기한을 연장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교회다. 충북도가 지난주 도내 교회 1967곳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전수조사한 결과 일요예배를 취소한 교회는 1129곳으로 조사됐다.

576곳은 예배를 축소해 진행했고, 나머지 262곳은 연락이 닿지 않거나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충북도 관계자는 “천주교나 불교는 중앙에서 결정하면 따라가는 구조”라면서 “기독교는 교회마다 개별 성격이기 때문에 어떤 방침으로도 통제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배 중단을 강제할 근거가 없기 때문에 협조를 구할 수밖에 없다”며 “각 시·군에 공문을 보내 지역 작은 교회까지 직접 찾아가 예배 중단을 설득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청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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