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합숙소 전수조사해야”…신천지 “교회와 관계 없어”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11일 1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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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교회서 제공한 기숙사는 관계자를 위한 것 뿐"
전문가들 "신도 합숙소 교회 안에 군대 생활관처럼 있어"
"신천지도 신도 합숙소 현황 파악 어렵다"는 주장도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 정부에 제공하지 않은 신도들의 집단 거주지가 발견되고 있는 가운데 신천지 측은 이러한 ‘합숙소’가 신천지 교회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이들 합숙소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관련 신천지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신천지 반대) 집회를 하는 부모님 자녀가 청년이면 같은 청년회에 속해 있는 친구가 있지 않겠나. 하루 이틀은 친구 성도 집에서 잘 수 있겠지만 그건(신천지에서 제공한 단체 신도 숙소) 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신천지 측은 신천지에서 제공하는 (기)숙소는 교회 관계자를 위한 곳 뿐이라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숙소라는 게 두가지 개념이 있다. 하나는 교회 담임(목사)가 사는 집이 있고, (나머지 하나는) 교회 사명자(직원들) 중에 집이 멀거나 하는 분들이 기거하는 연립주택, 아파트 등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녀별로 서너명씩 숙식하는데, 그건 성도들이 사는 게 아니고 교회 직원들이 사는 숙소”라고 강조했다.

신천지는 지난 1월말 기준교회 및 부속기관 1100곳이라고 공개했고, 주소가 틀리거나 누락된 곳·이미 폐쇄된 곳을 재차 확인해 토지, 창고, 사택, 기숙사, 개인 소유, 임차 등 총 1903개 장소를 정부에 28일 최종 제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신천지 전문가 윤재덕 종말론사무소 소장은 신천지 신도 합숙소가 전국에 최소 70개는 존재할 것이며, 신천지에서 이를 직접 관리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주소지를 다 파악하고 현황을 관리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윤 소장은 11일 YTN 라디오 ‘최형진의 오~! 뉴스’에 출연해 “ 신천지 안에는 전일사명자라고 하는 분들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신천지 업무를 보는 것으로 할애하는 분들이다. 이분들을 위해서 숙소를 마련한다. 또 신천지 때문에 갈등이 있어서 집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던 딸, 아들, 부인, 이런 사람들이 있다. 그런 분들을 위해서도 숙소를 마련한다”고 설명했다.

윤 소장에 따르면, 신천지 신도 합숙소는 교회 안에 군대 생활관처럼 마련돼 있는 곳도 있고 원룸 등을 임대해 숙소로 활용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서 이러한 숙소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소장은 “(2일) 기자회견에서 실무진이 나와 ‘신천지 지도부에서는 모임이 가능한 시설과 모임이 가능하지 않은 시설을 구분했다. 그리고 모임이 가능하지 않은 시설은 공개할 필요를 못 느꼈다. 공개하지 않기로 판단했다’라고 해명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그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던 그 내역 중에 숙소가 있었다. 그러니까 충분히 신천지 지도부에서 이 숙소들에 대해서 알고는 있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공개하지 말아야겠다고 그 자리에서 해명을 했던 것”이라고 짚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발병을 통해 신천지 신도들의 집단거주지로 알려진 대구 한마음아파타의 경우, 신천지 신자들 사이에서 ‘복지관’으로 불렸다고 설명했다. 이 아파트는 주민 142명 가운데 94명이 신천지 교인으로 확인됐고, 이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46명 전원이 신천지 신도로 밝혀졌다.

윤 소장은 “대구 신천지 교인에게 물어보니까 한마음아파트라고 부르지 않고 복지관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이미 신천지 여성 교인들 사이에서는 복지관에서 방이 나왔는지, 들어왔는지를 다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알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신천지 교회에서 ‘이번에 복지관 방 남는 거 있나요?’라고 문의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교인들이나 내지는 교회가 숙소들을 관리라고 말하면 뭐하지만, 충분히 여기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었다. 이것만큼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신천지의 단체 신도 합숙소의 존재는 신천지 피해자 측에서 꾸준히 제기해 온 주장이다. 신강식 신천지피해자가족연대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출한 아이들은 가족과의 관계를 끊고 자기들끼리 모여 살거나 신천지에서 제공하는 ‘핍박자 숙소’라는 곳에서 살고 있다”라며 “전염병이 확산되는 시점에서 부모들은 아이들이 어디서 지내고 있는지도 몰라 걱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천지 측은 ‘거짓말’이라고 단언했다. 신천지 관계자는 뉴시스에 “거짓말이다. 더이상 그쪽 부모들하고 대화가 (안 된다) 자녀들하고 연락이 다 된다. 뻔히 자기 자녀가 어디 살고 있는지 안다. 교회 근처 파출소 가서 교회 건물 뒤져 보자고 해야 한다. 그게 아니면 본인이 얘기한 걸 포기해야 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신천지가 신도들의 합숙소 현황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구리상담소 김강림 전도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천지 관리 역량 밖에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고 얼마나 많은지 확인하기도 하기 어렵다. 신자 개개인들이 함께 숙소를 구하는 경우도 있고, 건물도 몇 개월 단위로 옮겨 다니기 때문에 신천지 입장에서도 관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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