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계속되는 병원의 예산확보 요구에 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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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2월 5일 17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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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난 이국종 교수가 ‘병원과의 악순환 고리’ 관계가 센터장직을 떠난 결정적 원인임을 밝혔다.

5일 오전 11시30분~오후 2시30분 외상센터 5층 회의실에서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인 이 교수는 “정부의 예산을 계속 확보하라는 요구에 지쳤다”고 말했다.

그동안 언론의 직접적인 접촉을 피해왔던 이 교수는 이날 취재진과 가진 자리에서 ‘보직사임원’ 제출의 사유를 언급하고 계속 거론됐던 아주대병원의 문제점을 다시 강조했다.

이 교수는 “외상센터가 들어서기 전, 아주대병원이 가지고 있던 1000여병상 중 중증 외상환자를 위한 병상 수는 150개였다”며 “하지만 100병상 규모로 외상센터가 2016년 생겨 기존 할당량이 병동 병상에서 제외됐으면 오히려 병상에 여유가 있는게 당연한데 병원 측에서는 병상을 오히려 제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닥터헬기 출동 의사인력 증원에도 사업계획서를 올렸을 때 필요인원을 5명 요청했다”면서 “하지만 실제 탑승인원은 고작 1명뿐이었다. 병원 측은 ‘나머지 인원을 채우고 싶다면 국·도비를 확보하라’는 의도적인 표현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간호사 인력 문제도 거론했다.

이 교수는 2018년 5월 당시 간호본부장이 각 과의 필요한 간호사 인력에 대해 파악, 최종 67명으로 인력을 채용해달라고 건의했고 이를 전 병원장의 최종승인까지 난 결재 문서를 공개했다.

하지만 1주일 뒤, 병원장의 결재까지 있었던 간호사 인력채용 최종승인 건이 기획조정실장(현 아주대병원장)의 선에서 36명으로 확 줄여 인원을 채용했다면서 이 교수는 해당 공문을 한장 꺼내 보였다.

그러면서 “의사생활 20년 동안 지속해오면서 병실문제는 이미 진절머리 났고 이에 외상센터를 지어 병실을 확보하니 이젠 인원을 채우고 싶으면 예산을 확보하라는 것에 지쳤다”고 전했다.

그는 “알밤을 때리고 상대방이 괜찮으면 뺨을 때리고, 그리고 괜찮다 싶으면 송곳으로 찌르는 등 계속되는 각종 요구에 이젠 힘들다”라며 병원을 비유적으로 비판했다.

이 교수는 센터장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나지만 외상센터 소속원으로 남아 있게 됐다.

향후 센터 운영이 어떻게 전개될 지에 대해 “차기 센터장이 누군가는 임명될 텐데 후임자를 위해서라도 말을 아낄 것”이라고 짧게 말했다.

이어 “앞으로 계획은 나도 모르겠다. 아주대병원 소속 의사로서 어떻게 해야할 지 잘 모르겠다”며 “망했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안 된다”고 지속적으로 괴로운 심정을 피력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이 교수는 병원으로 직접 서면제출이 아닌, 전자결재 형식으로 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로 제출한 보직사임원이 지난 4일 최종 수리됐다.

이 교수와 관련된 이번 사태는 지난달 13일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이 이 교수를 겨냥한 유 원장의 ‘욕설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발단이 됐다. 해당 녹취록은 4~5년 전의 것으로 확인됐다.

공개된 녹취록에는 “때려치워. 이 XX야. 꺼져, 인간 같지도 않은 XX 말이야. 나랑 한판 붙을래 너”라며 상기된 목소리였고 이를 이 교수가 “아닙니다, 그런 거”라고 대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수원=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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