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단독공천 의혹’ 키맨 임동호, 압수수색날 출국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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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구속영장 기각]24일 여객선으로 일본 오사카행
林 “내년 총선출마 때문에 온것, 도피할 이유없어… 28일 귀국 예정”
송병기 수첩 ‘경선제거’ 취지 메모에 임동호外 심규명 이름도 적혀

지난해 6·13지방선거에서 송철호 울산시장과의 당내 경선을 포기하는 대가로 자리를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 당일 일본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내 경선으로 검찰 수사가 확대되고 있는 데다 임 전 최고위원이 핵심 참고인이어서 만약 임 전 최고위원의 귀국이 늦춰진다면 수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임동호 압수수색 당일 일본 출국…“개인적 일정”

2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임 전 최고위원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가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24일 여객선을 이용해 일본으로 출국해 후쿠오카를 거쳐 오사카에 머물고 있다. 임 전 최고위원은 검찰에서 두 차례 조사를 받았지만 아직 피의자 신분이 아닌 참고인 신분이다. 이 때문에 출국 금지 대상이 아니어서 해외 출국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형사소송법상 고소 및 고발을 당하거나 검찰이 수사 단계에서 혐의점을 확보해야 피의자 신분으로 바뀐다.

송 시장의 측근인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2017년 10월 13일자 업무수첩엔 임 전 최고위원의 이름과 함께 그가 경선 포기 대가로 자리를 요구했다는 취지의 글이 적혀 있다. 임 전 최고위원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과 2017년 7월 무렵 만난 자리에서 오사카총영사 자리를 논의했지만 경선 포기 대가는 아니었다”고 부인해왔다.

임 전 최고위원은 동아일보와의 문자메시지에서 “(오사카에 온 것은) 개인적인 일정”이라며 “제가 도피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언론엔 “민주당 탈당 후 무소속으로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일본 후원 모임과 송년식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면서 “검찰 수사를 피해 일본으로 온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임 전 최고위원은 28일 항공편으로 한국에 돌아올 예정이라고도 했다.

○ 송병기 수첩 ‘임동호-심규명 제거’

검찰은 임 전 최고위원과 연락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사카총영사와 관련된 논의를 제외하고도 여당의 지방선거 울산시장 후보 공천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보는 검찰은 임 전 최고위원의 귀국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시 여당엔 송 시장과 임 전 최고위원, 심규명 변호사 총 3명이 울산시장 후보로 공천을 받기 위해 나섰지만 중앙당 차원에서 송 시장이 단수 후보로 공천됐다.

그런데 동아일보 취재 결과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에는 임 전 최고위원뿐만 아니라 당시 경선의 심 변호사도 제거해야 한다는 취지로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시장 측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견제 방안 마련에 고심했던 흔적으로 해석된다. 당적을 민주노동당이나 무소속으로 한 적이 있는 송 시장과 달리 둘은 민주당 후보로만 각종 선거에 출마했다.

심 변호사는 임 전 최고위원이 자리를 요구했다는 취지의 글씨와 함께 이름 옆에 울산 지역 공기업인 한국동서발전이 괄호에 기재돼 있기도 하다. 심 변호사 측은 “자리와 관련해 논의한 사실은 없고, 왜 메모에 그런 글이 적혀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27일 송 부시장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 부시장은 송 시장의 당선을 돕기 위해 2017년 10월 자유한국당 소속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의 비위를 청와대에 제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김정훈 기자
#6·13지방선거#송철호 울산시장#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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