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 딸이 또래에게”…‘성남 소재 어린이집 성폭력’ 파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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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2일 0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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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제 딸아이는 올해로 만 5세다. 경기도 성남시 소재 국공립 어린이집에 다니던 중 같은 반 또래 아동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A 씨는 “제 딸아이는 올해로 만 5세다. 경기도 성남시 소재 국공립 어린이집에 다니던 중 같은 반 또래 아동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경기도 성남시 소재 국공립 어린이집에 다니는 5세 여아가 같은 반 남아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주장이 확산해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달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어린이집에서 성폭행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제 딸아이는 올해로 만 5세다. 경기도 성남시 소재 국공립 어린이집에 다니던 중 같은 반 또래 아동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글에 따르면, 지난달 4일 A 씨는 딸이 아파트 자전거보관소에서 바지를 올리며 나오는 모습을 발견하고, 그 이유를 딸에게 물었다. 딸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아니야’라는 말을 반복했다.

A 씨는 딸을 진정시키고 집에 돌아와 다시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딸은 어린이집 같은 반 남아 B 군이 자신의 바지를 벗기고 항문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고 말했다.

또 A 씨 딸은 같은 날 어린이집 교실에서도 이 같은 일이 이뤄졌다고 했다. 어린이집 교사가 교실에 있었지만 3명의 남자 아이들이 딸을 안보이게 둘러쌌고, 그 속에서 B 군이 몹쓸 짓 벌였다는 것이다.

A 씨 부부는 즉시 어린이집 원장과 담임교사 2명, 폐쇄회로(CC)TV관리자와 함께 CCTV를 확인했다. CCTV에는 딸의 주장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이는 모습이 있었다. CCTV의 사각지대인 책장 뒤에서 아이들의 정수리만 찍힌 모습이었다. 10여분이 지나 딸이 바지를 추스르며 책장 뒤에서 나오는 모습도 있었다.

A 씨 부부는 여성가족부 산하 해바라기센터에 신고했다. 3명의 아이들(B군 제외)도 B 군이 무서워서 담임에게 알리지 못했다고 했고, 이들의 부모 모두 죄송하다는 연락을 했다.
A 씨의 딸이 산부인과에서 받은 진단 결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A 씨의 딸이 산부인과에서 받은 진단 결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A 씨의 딸은 B 군이 성기에도 손가락을 넣었다고 말했다. 산부인과에서 진료도 받았다. 녹갈색 분비물이 속옷에 묻어나왔기 때문이다. 병원 측은 성적학대와 외음질염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B 군은 지난달 6일 어린이집에서 퇴소됐다. 하지만 B 군과 함께 있던 아이들 3명은 전과 다름없이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고. 반면 A 씨의 딸은 어린이집을 퇴소하고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었다.

신체적 치료 및 심리치료 등 피해보상 등을 약속했던 B 군의 부모는 태도를 바꿨다. B 군의 부친은 A 씨에게 문자를 통해 “아이를 가해자, 범죄자 취급하지 말라”고 했다.

A 씨는 “5세 아이라 형사처벌 대상도 안 되고, 민사소송은 2~3년 이상 걸리며 우리 딸만 반복된 진술로 상처만 받을 뿐이라고 한다”며 “어린이집에서는 경찰에 신고도 해봤다고 하고, 저희도 시청에 담당 공무원을 통해 신고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뿐이었다”고 도움을 호소했다.

성남시는 사건이 알려진 직후 진상파악에 들어갔다. 시 관계자는 “최종 결과가 나오는 대로 시가 할 수 있는 조치를 하고 관련 법에 따라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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