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보다 늦은 해경…독도사고 지각 대응 우려가 현실로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2일 0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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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공항 해경 해상초계기 지난해 김포공항 철수
해경 헬기 울릉도 전진배치 안 지켜…동해 치안공백

해양경찰청이 지난해 해상초계기(고정익 항공기) 항공대를 통합하면서 우려됐던 동해 치안공백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2일 뉴시스 취재 결과 지난달 31일 오후 11시26분께 독도의 동도(독도경비대 위치) 기준 남쪽방향 600m 해상에서 경북소방본부 영남119특수구조대 1호 헬기가 추락했다.

사고 상황은 소방은 물론 해경, 해군, 공군, 육경 등 정부 기관에 신속히 전파됐고 각급 기관에서 장비와 인력이 투입됐다.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고정익 항공기는 해군의 해상초계기(P3)였다. 포항에서 이륙해 작전 중 독도 해상으로 이동한 해군의 해상초계기는 사고 발생 37분 만인 1일 0시3분에 도착했다.

해경의 해상초계기는 뒤이어 이날 오전 1시30분에 독도 해상에 도착했다. 골든타임을 훨씬 넘긴 사고 발생 1시간 4분의 지각도착이었다.

해경의 해상초계기가 해군보다 늦은 이유는 김포공항에서 이륙했기 때문이다.

뉴시스가 입수한 해경의 고정익 항공기 운용 재배치 문건에 따르면 해경은 지난해 8월 강원도 양양국제공항의 해경 고정익 항공기(CN-235 중거리) 항공대를 폐쇄하고 장비와 인력을 김포공항 항공대로 재배치했다.

해경은 항공대 통합에 따른 문제점으로 이 같은 상황을 걱정했다.

해경 문건에서는 경비측면에서 동해 해역 상황 발생 시 기존보다 대응시간이 독도 기준으로 약 27분 지연된다고 분석했다.

해경은 또 양양 해상초계기의 김포 이전 배치에 따른 경비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고정익 항공기 1대를 주기적으로 양양에 파견해 즉각적인 대응 태세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이번 사건에서는 계획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해경은 응급환자 후송과 사고 발생 시에는 울릉도에 배치된 해경 헬기로 대응이 가능하다고 문건에 밝혔지만 지난달 31일 밤 울릉도에 전진배치된 해경 헬기는 없었다.

김충관 해양경찰청 항공과장은 “동해해역에는 인명구조 및 해양사고 대응에 탁월한 성능을 가진 대형헬기를 2022년 예정으로 추가 배치해 동해지역 어민들이 안전하게 조업하고 사고 발생 시에도 즉시 구조할 수 있도록 수색구조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동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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