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세종역 꼭 추진” 다시 불지핀 이춘희…충북 ‘부글부글’

  • 뉴스1
  • 입력 2019년 10월 17일 15시 59분


코멘트
이춘희 세종시장이 17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공동 번영의 기반 조성을 위해 청주시와 행정·자치 등 4분야 10개 과제 상생협력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뉴스1
이춘희 세종시장이 17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공동 번영의 기반 조성을 위해 청주시와 행정·자치 등 4분야 10개 과제 상생협력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뉴스1

이춘희 세종시장이 17일 충청권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KTX세종역’ 신설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다.

이 시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하는 자리에서 “KTX세종역 설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역 신설을 위한 연구용역을 이미 발주해 내년 상반기까지 진행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시장은 “세종역은 새로 의사결정을 해서 추진하는 게 아니다”라며 “용역 결과가 나오면 타당성이 있는지 밝혀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충북에서의 거센 반대 움직임에 대해서는 “청주 등 반대 의견이 있지만 충북선 고속화 문제 등 현안이 해결됐고, 그 과정에 이해찬 민주당 대표 등이 상생협력을 위해 진행된 부분이 있다”며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광역계획과 연계해 KTX 세종역 신설에 대해 충북에서 다른 의견을 낼 수도 있지만 용역 결과에 따라 다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하필 이날 브리핑의 주된 내용이 청주시와의 공동번영 기반 조성을 위한 상생협력 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하기 위한 자리였던 탓에 해당 발언의 적절성 여부를 두고 논란은 확산하고 있다.

당장 충북 지역정가와 NGO가 반발하고 나섰다.

김용규 청주시의회 ‘KTX 세종역 신설반대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상생협력을 논하는 자리에서 민감한 부분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았다”면서 “세종시를 비롯해 정계에까지 이 문제를 둘러싼 조짐이 심상치 않은 만큼 특위 운영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유감을 표했다.

청주시의회는 세종역 신설 논란이 극에 달했던 지난해 말 역 신설 반대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운영 중이다. 특위 활동기간은 오는 12월31일로 종료된다.

이두영 KTX세종역 신설 백지화를 위한 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도 “세종역 신설은 초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으로 재임 시 이 시장도 충분히 검토했지만 타당성이 없다고 누차 얘기를 해온 일”이라면서 “하지만 선거에 당선이 된 이후 본인이 한 말을 뒤집으며 앞뒤가 안 맞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세종역 신설 문제는 단순히 오송역을 위한 지역이기주의의 발로가 아니라 단군 이래 최대 국책사업으로 진행된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를 망치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세종시가 진행 중인 연구용역에 대해서도 “이미 2017년 정부 연구기관인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사전타당성 용역에서 사업성이 결여됐다는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면서 “현재 세종시가 다시 연구용역을 의뢰했다는 곳은 대학 연구시설인 데 공신력이 비교가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KTX세종역 신설 백지화를 위한 충북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해 11월8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역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8.11.8/뉴스1© News1
‘KTX세종역 신설 백지화를 위한 충북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해 11월8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역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8.11.8/뉴스1© News1

KTX세종역 신설 문제는 수 년 전부터 충청권 갈등을 불러일으킨 뇌관으로 작용해 왔다.

이춘희 시장과 세종을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014년 지방선거·2016년 총선에서 세종역 신설을 공약으로 채택한 이후 충북을 비롯한 인근 지자체의 반발이 이어졌다.

갈등이 격화되던 지난해 11월 이낙연 국무총리·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세종역 신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선 후에야 논란은 겨우 수그러들었다.

그러나 지난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세종시 국정감사에서 일부 의원들이 KTX세종역 신설 추진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다.

(청주=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