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째 열대야’ 강릉 곳곳에 대형얼음 등장…해수욕장은 첫 야간개장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31일 13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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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속초해수욕장의 야간 개장 첫날인 27일 더위를 식히려는 시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후 9시까지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야간 개장은 8월 10일까지 운영된다. 속초시 제공
강원 속초해수욕장의 야간 개장 첫날인 27일 더위를 식히려는 시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후 9시까지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야간 개장은 8월 10일까지 운영된다. 속초시 제공
30일 밤 강원 강릉시 경포해수욕장은 늦은 시간까지도 관광객과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야식을 먹거나 대화를 나누며 무더위를 식혔다.

강릉을 비롯한 강원 동해안 지역에 열흘째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폭염 탈출을 위한 다양한 모습들이 연출되고 있다. 강원 영서지역에 오락가락 장맛비가 이어지는 동안 영동지역에는 하루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 현상과 최고기온이 35도에 이르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열대야를 피해 대관령 등 고원지대나 해변, 계곡 등 피서 명당을 찾고 있다. 해가 지면 시원한 바람이 불기로 소문난 강릉 남대천의 솔바람다리에는 시민들이 돗자리를 깔고 늦은 시간까지 떠나지 않고 있다. 또 도심에 비해 10도 가량 기온이 낮아 천연 에어컨지대로 불리는 대관령 정상에는 캠핑카는 물론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보내는 이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가마솥 더위가 계속되면서 해수욕장은 한낮에는 한산하지만 해가 지면 바닷바람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특히 올해 처음 야간 개장한 속초해수욕장에는 늦은 시간까지도 물놀이를 즐기는 시민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평소 오후 6시까지만 바닷물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야간 개장 이후 오후 9시까지 물놀이가 가능하다. 이 곳을 찾은 이들은 바다를 환하게 밝힌 조명 속에서 야간 물놀이를 하며 폭염을 식히고 있다.

속초해수욕장을 찾은 김정수 씨(38·서울)는 “야간 개장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가족과 함께 속초를 찾았다”며 “마침 밤에도 한낮처럼 더운 탓에 햇빛도 피하면서 바다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이색 경험을 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폭염이 계속되자 지방자치단체들은 더위 식히기에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강릉시는 버스 정류장과 터미널 등 22곳에 대형 얼음을 비치하고 있다. 얼음은 주변 온도를 5도 가량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또 시민들이 얼음을 만지며 잠시나마 더위를 식힐 수 있다.
31일 강원 강릉시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얼음을 만지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강릉시는 폭염이 계속되자 도심 곳곳에 대형 얼음을 비치하고 있다. 강릉시 제공
31일 강원 강릉시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얼음을 만지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강릉시는 폭염이 계속되자 도심 곳곳에 대형 얼음을 비치하고 있다. 강릉시 제공

김미영 씨(40·여)는 “아스팔트에서 후끈한 열기가 올라오는 게 느껴질 정도로 무더운 날씨가 계속돼 밖에 나오기가 꺼려질 정도였는데 승강장에서 얼음을 보고 더위가 다소 식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강릉시는 한여름에도 서늘한 컬링경기장을 시민 쉼터로 개방할 계획이다. 속초시는 동(洞) 주민센터와 경로당, 금융기관 등 80개소를 ‘무더위 쉼터’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 쉼터에는 냉방비가 지원된다. 또 동해시는 51개소, 삼척시는 41개소의 무더위 쉼터를 운영 중이다. 속초시는 폭염 취약계층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내용을 담은 ‘폭염 피해 예방 조례안’을 마련해 29일 입법예고하기도 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강릉은 22일 최저기온이 27.6도를 기록한 이후 24.3도를 잠시 주춤했던 26일을 제외하고는 계속해서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31일 최저기온은 29.7도로 올 여름 들어 가장 높았다.

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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