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카 유지 “화이트리스트 제외, 일본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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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31일 09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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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다음달 2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가 목록)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일본계 한국인 정치학자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우익 성향인 산케이신문의 논조 변화에 주목했다.

정부의 방침을 흘려 ‘여당의 기관지’라는 평가를 받아온 산케이신문이 최근 강제 징용자 판결 문제를 거론하면서 한국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고 했다는 것.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일본에도 부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3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일본에서는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다.’ 이것을 처음부터 하나의 목표로 삼고 왔다. 그래서 (반도체 소재) 3개 먼저 수출을 규제하지 않았나”라며 “이후 한국이 어떻게 나올 지를 본 다음에 화이트리스트 제외, 이러한 순서로 가는 것이다. 그러나 일단 일본에서는 아직 이틀 남아 있기 때문에 어제(30일) 산케이신문을 통해서 어느 정도의 해결책을 조금 제시하기는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산케이는 ‘(한일) 정상회담을 위한 조건이 있다. 그것은 강제 징용자 판결 문제다. 한국의 법원의 판결은 일본에서 존중한다’고 했다”며 “‘존중하지만 배상금이라든가 이런 것은 한국에서 모두 해결해라. 그러한 내용이 있으면 정상회담의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 존중한다는 것은 한국의 판결이기 때문에 일본은 관여하지 않지만, 일본에게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막아야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65년도에 (포괄적 배상이 이뤄진 ‘한일협정’으로) 모두 끝났다는 것을 인정해라는 것”이라며 “그러나 일단 존중한다는 말로 회유하려고 그런 식으로 나섰다. 이것으로 볼 때 화이트리스트 배제라는 것은 일본도 부담이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 이유에 대해 “일본에서 화이트리스트 제외까지 하면 이게 파국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일본에서도 한일 관계를 어느 정도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일본에서는 (반도체 소재) 세 품목을 수출 규제하면 한국이 손을 들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게 한국의 경제를 사실상 망가뜨릴 수 있는 급소다. 그런데 죽지 않고 버티면서 오히려 지금 일본의 지역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라며 “일본 여행 안 가는 것이라든가, 실질적인 피해는 일본에서 발생되고 있다. 한국은 아직 아니다. 이런 부분을 생각할 때 일본 정부로서도 조금 생각해야 되는 부분들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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