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테리어 사고…설채현 “약물치료” vs 강형욱 “안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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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5일 09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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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채현 “하나의 생명, 호르몬성 질환이나 정신질환 가능성”
강형욱 “사냥성 강해…언제든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설채현 수의사. 사진=동아일보DB
설채현 수의사. 사진=동아일보DB
폭스테리어 사고와 관련해 반려동물 행동 전문가인 설채현 수의사가 ‘안락사’를 해법으로 제시한 강형욱 동물훈련사와 다른 견해를 밝혔다.

설 수의사는 4일 tbs라디오 ‘색다른 시선, 이숙이입니다’와 인터뷰에서 해당 사고에 대해 “생명에 관련된 이야기를 너무 (안락사로) 단정 지어서 얘기하는 건 섣부르다”라며 안락사에 대한 절차가 마련되지 않은 채로 논의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 수의사는 “안락사 등의 문제를 결정할 때는 미국에서도 전문가들의 의견, 법원의 판결을 받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그런 과정 자체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서 이런 논란이 일어난 것”이라고 했다.

공격성이 강한 강아지를 키울 때는 보호자가 철저히 교육시켜야 한다고 말한 그는 “호르몬성 질환이 있다거나 정신질환이 있을 때도 공격성을 보일 수 있다”며 “아직 해보지 않은 약물적 처치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설 수의사는 개 주인에 대해선 “(사람을 문) 전력이 있는 강아지에게 입마개를 씌우지 않고, 줄 자체도 자유롭게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것을 사용한 자체가 잘못된 행동”이라며 “폭스테리어 물림 사고의 모든 잘못은 견주인 보호자에게 있다”고 말했다.

사진= 동물훈련사 강형욱 씨 유튜브 채널
사진= 동물훈련사 강형욱 씨 유튜브 채널


앞서 강형욱 훈련사는 전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 개가 (사람을 문) 경력이 좀 많다. 분명히 이 개를 놓치면 아마 아이를 사냥할 것이다. 사냥의 끝은 (아이를 사망케 하는 것)”이라며 “안락사 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폭스테리어는 사냥성이 강해 끊임없이 조련하지 않으면 언제든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21일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 복도에서 주민이 키우던 몸무게 12kg의 폭스테리어가 세 살배기 여자아이의 허벅지를 물었다. 놀란 견주는 급히 목줄을 잡아당겼지만, 이 아이는 허벅지에 흉터가 남을 정도로 크게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강아지는 지난 1월에도 같은 아파트에 사는 초등학생을 무는 등 주민을 수차례 공격했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견주인 A 씨를 과실치상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A 씨는 “잘못한 것은 맞지만 개를 안락사 시킬 생각은 절대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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