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전남편 살해하는 동안 아들은 다른 방에서 게임

사진=제주동부경찰서 공개 폐쇄회로(CC)TV 영상 캡처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의 피의자 고유정(36)의 범행 수법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피의자가 범행을 저지르는 동안 그의 아들은 펜션 내 다른 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 동부경찰서는 11일 오전 동부서 4층 대강당에서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수사 최종브리핑을 열고 고 씨에게 살인과 사체유기·손괴·은닉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오는 12일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고 씨의 범행이 이뤄지는 동안 그의 아들은 깨어있었던 상태로, 펜션 내 다른 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고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이 잠을 자는 사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해왔으나, 이후 진술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들은 게임에 몰두하느라 범행을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나타난 정황으로는 아들은 범행 내용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경찰은 고 씨의 범행 수법과 관련해 현장에 비산된 혈흔 형태 분석 등을 토대로 종합한 결과, 피해자가 수면제를 복용한 몽롱한 상태 또는 반수면 상태에서 피해자를 흉기로 찔러 최소 3회 이상 공격해 살해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혈흔 분석 결과, 벽면과 천장에 혈흔이 많이 튀었고 특히 벽면에 (혈흔이) 많았다”며 “공격하며 방어하는 과정에서 튄 혈흔의 형태를 봤을 때 피해자를 향해 3회 이상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고 씨를 조사한 프로파일러 등의 분석 결과 사이코패스는 아닌 것으로 판단되며, 현재로서 성격장애 가능성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추후 고 씨에 대한 정신감정을 의뢰할 계획은 현재로서 없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고 씨는 5월 25일 오후 8시부터 오후 9시 16분경 사이 제주시 소재 펜션에서 전 남편인 피해자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후 5월 27일 11시 30분경 펜션을 나올 때까지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했다. 5월 28일 오후 9시 30분부터 오후 9시 37분경 사이에는 완도행 여객선에서 시신 일부를 바다에 유기했다.

이후 고 씨는 5월 29일 오전 4시 3분경부터 5월 31일 오전 3시 13분 사이 경기 김포 소재 가족 명의 아파트에서 남은 시신의 일부를 2차 훼손했고, 5월 31일 오전 3시 13분부터 오전 3시 21분경 사이에 훼손된 시신을 종량제 봉투에 담아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유기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