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낮추라고?” 재건축조합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24일부터 ‘지역평균의 105%’ 제한… 일부 단지 “아예 후분양으로 전환”

“모델하우스까지 지어 놨는데 분양 기준이 바뀐다니 난감하네요.”

징검다리 연휴인 7일, 이달 중 분양이 예정됐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단지 조합과 시공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현충일 전날 분양가 책정 방식을 갑자기 바꾸면서다.

HUG가 ‘디데이’로 정한 이달 24일까지 분양보증서를 발급받지 못한 단지는 앞으로 더 떨어진 분양가로 일반 분양에 나서야 한다. HUG는 24일 이후 분양보증 신청 단지는 인근에 분양보증서를 발급한 지 1년이 지나고 아직 준공 전인 아파트가 있다면 지역 평균 분양가의 105% 이내로 분양가를 묶는다. 기존 110%에서 5%포인트 더 낮춘 것이다. 분양 중인 아파트 없이 준공된 곳만 있다면 지역 평균 매매가의 100% 내에서 분양해야 한다.

건설업계에서는 현재 분양가 심사를 받고 있는 단지 대부분이 HUG가 내놓은 가격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다. 24일 이후에는 HUG가 새로 바뀐 기준을 적용해 분양가를 기존보다 더욱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건설사 분양 관계자는 “3.3m²당 분양가가 4000만 원이 넘는 강남권은 1∼2%포인트 차로도 사업비에서 차이가 크게 난다”고 설명했다.

일부 단지는 아예 후분양으로 분양 방식을 바꾸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MBC 부지에 들어서는 ‘브라이튼 여의도’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지금 분양한다면 ‘인근 시세의 100%’로 분양해야 한다. HUG의 분양가 조정 이후 주택청약에 몰리는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청약 당첨으로 얻을 수 있는 시세차익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이른바 ‘로또 분양’이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분양가가 하락하는 만큼 청약 참여 소비자는 늘고 재건축 단지는 줄어들 수 있어 청약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분양가 책정방식 변경#재건축조합#hug#아파트 청약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