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유람선 타보니…“괜찮겠지” 대부분 구명조끼 외면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31일 06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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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친구·단체 등 다양한 승객 유람선 탑승
간혹 구명조끼 착용 여부 묻는 승객도 있어
"5톤 이하만 착용" 평소보다 더자주 설명해
유람선 관계자 "입었다가 20분만에 반납도"

지난 30일 오후 여의도 한강 유람선 선착장. 평일 낮 시간임에도 매 시간 수백 명의 사람들이 배에 올랐다.

엄마와 함께 데이트를 온 20대 딸, 친구들과 함께 나들이를 나온 어머니들, 3~4살 아이와 함께 가족여행을 나온 부부 등 다양한 승객들이 유람선에 탔다. 선생님의 인도에 따라 유람선을 타러 온 45명의 학생들의 표정에서는 설렘과 들뜸이 느껴졌다.

이 중에는 간혹 구명조끼를 안 입어도 되는지 묻는 승객들이 보였다.

승무원은 “오늘 많은 승객들이 물어봤다. 보통 선박이 5톤 이하면 무조건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하지만 이 배는 300톤이 넘기 때문에 구명조끼 착용법을 설명하고 비치된 위치를 알려주는 정도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새벽 헝가리에서는 한국인 33명이 탄 유람선이 침몰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헝가리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오후 9시께(한국시간 30일 오전 4시)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부다지구에서 총 35명의 탑승객과 선원들을 태운 헝가리 국적 파노라마 덱(Panorama Deck)사의 유람선 허블레이니(Hableany·헝가리어 ‘인어’)호가 바이킹 리버 크루즈(Viking River Cruise)호와 충돌하면서 강물 속으로 침몰했다.

이 소식이 알려진 이날 오후 한강 유람선 내에는 구명조끼와 구명튜브 등이 이곳 저곳에 배치 돼 있었다. 승무원들은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를 반드시 착용하라고 안내하지는 않지만 이날 헝가리 사고를 의식한 듯 일부러 구명조끼 비치 장소를 승객들에게 보여주고 추가 설명을 덧붙이기도 한다.

유람선 관계자는 “이날 뿐만 아니라 가끔 몇몇 승객들이 안전 문제를 염려해 구명조끼를 달라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20분 정도 착용을 하고 있다보면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다시 반납하시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행기같은 경우도 항상 구명조끼를 착용하지는 않지 않나. 산소마스크를 낀 채 비행을 하지도 않고, 그것과 같은 원리라고 보면 된다. 또 한강 유람선은 헝가리에 비해 대형 선박에 속해 구명조끼를 필수로 착용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사고가 발생한 헝가리 유람선은 길이 27m, 폭 4.8m로 작은 축에 속하는 선박이다. 정원은 60명이지만 내부를 레스토랑 형태로 꾸며 최대 45명을 태울 수 있다. 길이 61m, 폭 11m에 정원이 539명이나 되는 한강 유람선에 비하면 그 넓이가 4배 이상 작고 정원은 10배 이상 차이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해당 유람선 안에는 구명조끼가 있었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헝가리 현지에서는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구조대가 빗속에서 구조작업을 진행 중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한국인 7명이 구조됐고, 7명이 사망했다. 19명은 실종된 상태다.

한편 외교부는 여행객들이 탄 유람선 명칭을 머메이드십(Mermaid Ship), 침몰 유람선 선사를 허블레이니(A Hableny a Panorama Deck Kft)라고 발표했다가 수정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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