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채용비리’ 이석채 영장심사 마친뒤 “충무공 심정”?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30일 10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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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인사 청탁 받고 부정채용 지시 ‘업무방해’ 혐의
두 차례 조사에선 혐의 부인…오늘 구속여부 결정

KT 인사채용 비리의 ‘정점’으로 지목되는 이석채 전 KT 회장(74)이 3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이 전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서울남부지법 문성관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되는 업무방해 혐의 등에 대한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도착했다.

오전 10시22분쯤 짙은 회색 양복 차림에 굳은 표정으로 나타난 이 전 회장은 포토라인에 서지 않고 곧장 법정으로 이동했다. 차에서 내린 직후 “내가 참, 사진 많이…”라며 말끝을 흐린 이 전 회장은 “채용비리 지시 직접 했나” “김성태 의원에게 청탁 받았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 전 회장은 이후 약 2시간30분이 지난 오후 12시54분쯤 영장심사를 마치고 나온 뒤에는 “충무공 심정이 생각난다”고 짧게 언급했다. 그는 “충무공 심정이 무슨 의미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은 채 호송차로 이동했다.

이 전 회장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그는 남부구치소로 이동해 대기한다.

KT의 인사 채용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일)는 지난 26일 이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회장은 재임 중이던 지난 2012년 KT의 인사채용 과정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등 유력인사들의 청탁을 받고 부정채용을 지시한 혐의(업무방해)를 받는다.

현재까지 검찰이 확인한 KT 부정채용 사례는 김성태 의원 딸의 채용건을 포함해 모두 9건으로, 지난 2012년 하반기 공개채용에서 5건, 같은 해 별도로 진행된 KT 홈고객부문 채용 4건이다.

그중 김 의원을 비롯해 정영태 동반성장위원회 전 사무총장, 김종선 KTDS 부사장, 성시철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의 부정채용 청탁 의혹이 확인됐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9건 중 상당 부분에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 전 회장은 지난달 22일과 지난 25일, 두 차례의 검찰 소환조사에서 혐의를 대체로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검과 서울서부지검에 접수됐던 김 의원 고발사건을 병합해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김 의원의 딸 외에도 다수의 유력인사들이 특혜를 본 사실을 파악하고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

지난 1일에는 김상효 전 KT 인재경영실장을 구속 기소했고, 같은달 15일에는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을 역시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KT 채용비리 의혹의 가장 윗선으로 지목되는 이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수사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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