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中이 박원순에 선물한 이재명 초상화 돌려줘…中 사과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5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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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방문한 광둥성 대표단, 실무진 착각으로 초상화 잘못 전달
中 "박원순 존경하지 않는 의도는 전혀 아니다"라며 사과하기도
中 이재명에 초상화 전달하지 않아…오리 한쌍 모양 자기 선물

5일 서울시를 방문한 마싱루이(馬興瑞) 중국 광둥성(廣東省) 성장(省長)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그린 초상화를 선물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에 중국 측은 사과하며 실무진 실수라고 해명했다.

마 성장은 이날 오전 9시 서울시청사 6층 기획상황실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경제협력 업무협약을 맺고 환담했다. 오전 7시40분부터 시작된 비공개 조찬에 이어 협약식까지 동행한 박 시장과 마 성장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자리에서 마 성장은 박 시장에게 중국 전통 종이공예로 만든 초상화를 선물했다. 그러나 포장을 뜯어내 화면이 드러난 초상화 속 인물은 박 시장이 아닌 이재명 경기지사였다.

황당한 상황이 발생하자 서울시 실무진은 아연실색했다. 그러나 마 성장과 중국 측 인사들은 초상화 속 안경을 쓴 인물이 박 시장이 아니라는 생각을 아예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 성장 역시 현장에서 실무진에게 ‘그림이 박 시장과 안 닮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적 결례에 가까운 일이 발생하자 서울시 관계자들이 중국 측에 강하게 항의했다. 시 관계자들은 “이 초상화를 서울시에 보관할 수 없다며 얼른 가져가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중국 실무진은 서둘러 초상화를 가방에 넣고 시청을 떠났다. 중국 실무진은 “고의적이거나 박 시장을 존경하지 않는 의도는 전혀 아니다”라며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중국 측이 자매도시인 경기도의 이재명 지사에게 선물할 초상화를 고의 또는 실수로 박 시장에게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지만 중국 측은 이를 부인했다.

중국 측 설명에 따르면 이번 행사 실무자가 광둥성 현지 종이공예 작가에게 작품 제작을 요청하면서 박 시장 사진이 아닌 이 지사 사진을 줬다고 한다. 작품이 완성되자 실무자는 작품 속 안경 쓴 인물을 박 시장으로 여기고 그대로 포장한 뒤 서울로 가져왔다는 것이다.
실수를 범한 중국 측은 이날 오찬 때 만난 이재명 지사에게는 자매도시를 뜻하는 한쌍의 오리 모양 자기를 실수 없이 전달했다. 중국 측이 서울시에서 급히 챙겨간 문제의 초상화를 이 지사에게 전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박 시장이 2015년에 광둥에 갔을 때 춤까지 출 정도로 우호적 관계 형성에 공을 들였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이해가 안 된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시는 중국 측의 실수 때문에 이날 광둥성과 맺은 경제협력 업무협약과 중국기업 대표들과의 협력 논의가 퇴색했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이날 대화 중에도 박 시장과 마 성장은 중국발 미세먼지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박 시장이 “서울시는 전기차와 전기버스가 굉장히 필요하다. 미세먼지를 줄이는 좋은 한중 합작 사업도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발 미세먼지 문제를 완곡하게 언급했다.

그러자 마 성장은 “박 시장이 아까 서울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버스를 도입한다고 했는데 이것은 어느 나라도 다 거쳐가는 과정이다. 산업화 문제 때문에 이런 문제가 다 생기고 한다”고 응수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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