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게 껍질로 나일론처럼 강한 생분해 비닐봉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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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4일 10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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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학연구원 황성연 박사(맨 왼쪽), 오동엽 박사(가운데), 박제영 박사© 뉴스1
한국화학연구원 황성연 박사(맨 왼쪽), 오동엽 박사(가운데), 박제영 박사© 뉴스1
국내 연구진이 게 껍질 성분 등을 첨가해 기존 비닐봉투를 2배 튼튼하게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바이오화학연구센터 오동엽·황성연·박제영 박사가 바이오플라스틱(PBS) 기반 생분해성 고강도 비닐봉투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개발한 생분해성 비닐봉투(화학연 제공)© 뉴스1
개발한 생분해성 비닐봉투(화학연 제공)© 뉴스1
이 비닐봉투는 자체 간이실험 결과 땅속에서 6개월 이내 100% 분해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이 생분해성 비닐봉투의‘잘 찢어지는’문제를 해결하고, 100% 생분해되는 친환경 비닐봉투 시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석유계 비닐봉투보다도 더 강하고 질겼다.

화학연 연구진이 땅속에 생분해성 고강도 비닐봉투를 매설한 후 썩어서 없어지는 데 걸리는 기간 실험 결과 완전히 분해되는 데 총 6개월이 소요됐다(오른쪽)© 뉴스1
화학연 연구진이 땅속에 생분해성 고강도 비닐봉투를 매설한 후 썩어서 없어지는 데 걸리는 기간 실험 결과 완전히 분해되는 데 총 6개월이 소요됐다(오른쪽)© 뉴스1
기존 생분해성 비닐봉투와 비교시 인장 강도가 2배나 높아 시중에서 쓰이는 석유계 비닐봉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바이오플라스틱은 생분해되지만 인장 강도(비닐봉투의 튼튼한 정도)가 약해 쉽게 찢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목재펄프와 게 껍질에서 추출한 보강재를 첨가해 인장 강도가 약한 바이오플라스틱의 한계를 극복했다.

앞서 연구진은 50L 반응기에서 비닐봉투와 빨대 시제품을 생산하는 데 성공한 바 있어, 상용화 가능성도 높다.

이번 개발의 핵심은 목재펄프와 게껍질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든 나노섬유 수용액이다.

연구진은 우선 목재펄프와 게껍질에서 각각 셀룰로오스와 키토산을 추출해 화학처리 한 후 고압 조건에서 잘게 쪼갰다. 이후 이러한 과정에서 얻은 나노섬유가 분산된 수용액을 바이오플라스틱(PBS) 제조 시 첨가해 기계적 물성을 극대화했다.

그 결과 100% 생분해됐고, 바이오플라스틱의 약점으로 꼽히는 인장 강도도 크게 개선됐다.

기존 바이오플라스틱 비닐봉투의 인장 강도는 대체적으로 35MPa이하여서 찢어질 위험이 높았던 데 반해 연구진이 개발한 생분해성 고강도 비닐봉투의 인장 강도는 65~70MPa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낙하산과 안전벨트 소재로 쓰이는 나일론과 유사한 수준이다.

이 밖에도 키토산을 활용해 별도의 항균처리 없이 자체적으로 식품 부패를 방지하는 항균 능력도 갖췄다.

황성연 바이오화학연구센터장은 “가까운 미래에 대형마트에서 쓰는 비닐봉투, 과일을 포장하는 비닐롤백, 커피음료의 빨대를 우리가 개발한 친환경 소재로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오동엽 박사는“우리가 개발한 소재가 최근 불거진 국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화학연구원·울산시 기술협력 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대표적으로 소재분야 저널‘카보하이드레이트 폴리머(Carbohydrate Polymers)’2월호에 실렸고, 국외 SCI 학술지에 소개됐다.

(대전ㆍ충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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