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심해 단축수업 시행”…文대통령 사칭해 장난편지 보낸 대학생 입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2일 2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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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 중인 대학에 단축수업 제안했다 거절당하자 홧김에 편지 보내
5년 전엔 폭탄 설치 112 허위신고도

8일 오후 4시경 광주 남구의 한 우체국. 대학생 박모 씨(26)가 전국 17개 시도교육감에게 황토색 봉투우편을 발송했다. 박 씨는 등기우편을 보낼 때 실명을 썼고 신용카드로 발송 요금을 결제했다.

봉투와 A4용지 2장에는 청와대 상징 문양과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문서에는 “현재 미세먼지가 이어지고 있어 전국 학교에 대해 단축 수업과 매우 심한 곳은 휴업을 시행하고자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중고교생 주5일제 폐지, 매주 금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흡연금지, 문제 학생 삼청교육대 재교육 실시 등의 황당한 내용도 들어 있었다. 우편을 받은 광주시교육청 등은 장난 편지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공문서위조 및 위조 공문서 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박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박 씨는 우편 발송 전날 자신이 다니는 대학에 “미세먼지가 많으니 단축수업을 하자”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하자 홧김에 이같은 짓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씨는 2014년에도 “직업훈련원 등에 폭탄이 설치됐다”는 내용의 112 허위신고를 해 처벌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경찰에서 “홧김에 대통령을 사칭하는 문서를 제작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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