兵 휴대전화 사용·평일 외출 전면 시행…긍정평가 속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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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6일 10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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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소대 단위 지휘관 승인 하 가벼운 음주도 허용
병사 기강 해이 우려…軍 “철저한 교육”

최근 군부대에서 일과 후 휴대폰 사용과 장병 평일외출이 시행되는 등 군 생활이 확 바뀔 전망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군 기강 해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국방부는 장병들의 기본권을 보장하면서도 철저한 교육을 통해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장병들은 지난 1일부터 정해진 시간 내 외출을 할 수 있게 된다. 지휘관과 함께 분·소대 단위 단결활동을 진행할 경우 간단한 음주도 가능하다.

국방부는 일과 후 평일 외출 제도 시행에 앞서 지난해 8월20일부터 10월31일까지 육·해·공군 13개 부대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해왔다.

군에 따르면 병사들의 평일 일과 이후 외출을 위한 제대별 교육이 완료됐고 군별 형평성 유지를 위한 개인별 허용기준도 정립되면서 평일 일과시간 후 병 외출이 허용된다.

이에 따르면 오후 5시30분부터 밤 9시30분까지 군사대비태세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단결활동, 면회, 자기개발 및 개인용무로 외출이 가능하다. 개인 휴대전화도 소지할 수 있다.

단 포상개념의 분·소대 단위 단결활동을 제외한 개인적 용무를 위한 외출은 월 2회 이내로 실시되며 휴가자 포함 부대병력의 35% 범위 이내에서만 허용된다. 다만 포상개념의 분·소대 단위 단결 활동은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외출지역의 경우 유사시 즉각 복귀가 필요함을 감안해 작전책임지역으로 한정됐다.

당초 군 당국은 사고예방 등 차원에서 병사들의 음주가 전면 금지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분·소대 단위 단결 활동의 경우 지휘관 승인 하에 가벼운 음주가 가능하게 했다.

이에 일각에선 음주로 인한 병사들의 사고가 일어날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특히 병사가 개인용무로 외출 했다가 겉으로 티가 안 날 정도의 음주를 하고 왔더라도 이를 가려낼 제도는 아직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병사들의 음주가 부분별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단결활동을 겸한 외출의 경우 지휘관이 병사들의 음주를 책임지니까 많이 마시지는 못할 것”이라며 “개인용무 외출의 경우 음주를 체크하는 방법은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방부는 현재 시범운영 중인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 제도’를 4월 전군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국방부는 지난해 4월부터 국직 4개 부대 대상으로 1차 시범운영을 해왔다. 같은 해 8월에는 각 군과 해병대로 시범운영을 확대했다. 일부 부대에서 촬영과 녹음, 사용시간을 제한할 수 있는 ‘기능제어 앱’을 시범 적용했다.

전면 시행에 앞서 시범 운영을 하는 것은 병사들에게 자유를 부여함과 함께 그에 따르는 책임도 있다는 것을 미리 주지시키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시범운영 결과 사생활 보호 및 단절감 해소 등의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 병사는 “수신용 휴대폰은 사용에 어려움이 있었고 공중전화는 사생활이 보호되지 않았다”며 “개인 휴대폰 사용으로 사회와 단절된 느낌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병사의 아버지는 “입대 후 자식의 소식을 수시로 접할 수 있어 안심이 됐다”며 “아들도 가족과 통화하며 심리적인 안정감을 갖고 군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4월 중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 제도’를 전군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제도가 정착되면 모든 부대의 병사들이 개인 휴대전화를 평일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휴일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보안 취약구역을 제외한 전 구역에서 쓸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선 병사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각종 부작용과 보안 문제의 해결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군은 향후 부대별 실정을 고려해 병사들의 휴대전화를 통합 또는 개인보관할 방침이며 보안상 문제를 고려해 촬영과 녹음은 각각 시스템과 규정으로 통제하기로 했다.

이 밖에 ‘병 휴대전화 사용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군 장병 SNS 활용에 관한 훈령’도 제정한다. ‘국방보안업무훈령’과 ‘군인·군무원 징계업무훈령’ 개정도 진행 중인데 전 부대를 대상으로 특별보안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병 휴대전화 사용 취지와 사용 허용시간, 경제적 능력 등을 고려해 과기부를 통해 병 맞춤형 요금제 신설을 요청했다”며 “최대한 저렴한 요금제가 신속히 출시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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