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3일째 굴뚝농성 단식중단 설득실패 “응급상황”…파인텍 “고용불가”

  • 뉴스1
  • 입력 2019년 1월 8일 15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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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저혈당 쇼크 우려…며칠이나 버틸 지 걱정”
파인텍 대표 “노조원 고용하면 경영 악화할것” 거부

423일째 굴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파인텍 노동자 2명이 최근 무기한 단식을 시작한 가운데 의료진·종교계의 단식 중단 설득이 실패했다. 현재 농성자들의 건강은 다칫 생명에 위협이 될만큼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이동환 평화교회연구소 목사, 비정규직 노동자 쉼터 ‘꿀잠’ 대표인 조현철 신부 등 종교계 인사 2명과 홍종원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의사, 오춘상 길벗한의사모임 한의사 등 의료진 2명이 굴뚝을 오르기 시작했다. 이들은 오전 11시쯤 농성장에 도착해 오후 1시20분까지 진료와 대화를 하고 1시36분쯤 땅으로 내려왔다.

이들은 굴뚝에 올라 농성자들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단식 중단을 호소했지만 결국 설득에 실패했다. 다만 농성자들이 단식 중 물은 먹기로 해 오전 11시5분쯤 옷, 휴지 등 생필품과 생수를 든 바구니가 농성장으로 올라갔다. 2명 모두 혈당이 낮은 위험한 상태라 단식으로 인한 쇼크를 막기 위해 의료진들이 급하게 효소를 수급하기도 했다.

앞서 홍기탁 전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은 지난 6일부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이들은 이미 423일째 굴뚝 농성을 하느라 체중이 감소하고 건강이 악화된 상황이었다.

홍종원 의사는 굴뚝에서 내려온 후 “지금 두명의 건강이 위급한 상태고 죽음을 생각할 수도 있는 응급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400여일이 넘는 고공생활로 몸무게도 10%이상 빠진 상태에서 단식까지 시작한다는 것은 목숨을 건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혈당수치가 매우 낮아 지금 단식이 얼마나 지속될지 우려스렵다”며 “밑에서 예상한 것보다 훨씬 (건강이)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단식을 며칠이나 버틸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종교계 인사들 역시 농성 조합원들의 건강을 우려하며 노사 협상 타결을 부탁했다. 이동환 목사는 “우리가 열심히 노력하고 싸울테니 단식을 중단해주면 안되겠냐고 했더니 ‘그럴 수 없다’고 말하더라”며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마음을 돌이켜 저 절규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강조했다.

조현철 신부는 “굴뚝에 올라가보니 누구 말대로(김세권 대표 발언) 영웅이 되기 위해 할 행동은 아니라는 것을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며 “정부를 포함해서 사회 각계층에서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 측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 측의 협상 태도를 비판하는 등 좀처럼 노사간 합의가 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파인텍의 남은 직원 5명을 모회사인 스타플렉스로 받아달라는 노동계 요구에는 강한 거부감도 드러냈다.

강민표 파인텍 대표는 파인텍 직원들이 스타플렉스에 고용되면 회사의 경영이 악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고용할 여력이 있는 것까지 부인하진 않겠지만 고용할 수 없다”며 “과거 한국합섬(스타플렉스) 인수 당시 노조까지 승계했다가 300여명의 노동자를 길거리에 나앉게 했는데 두번 다시 그런 경험을 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강 대표는 또 “4차 협상의 마지막에 (노조가) 원점으로 돌아가는(주장을 했다), 4차에 걸쳐 접점을 마련했던 부분이 수포로 돌아갔다”며 “회사가 어려우니 (공장 재가동을 하는 대신) 1년차 200%, 2년차 200%, 3년차 300%의 상여금을 주겠다고 하니까 (노조 측에서) 1년차 300%, 2년차 600%을 요구하는데 이는 너무 큰 부담”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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