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능 점수 도저히 납득안돼” 정시원서 안내고 재수학원 등록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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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 선행반 작년보다 10% 증가… 기숙학원도 예년보다 마감 빨라

“학생들이 10% 정도는 늘어난 것 같아요.”

2019학년도 대학입시 정시모집 원서 접수를 하루 앞둔 2일. 서울 강남·서초구와 마포구에 위치한 재수학원들은 평년보다 많은 학생들로 북적였다. 지난해 ‘불수능’ 여파로 일찌감치 재수를 결심한 학생이 많아진 탓이다.

대성학원, 메가스터디교육, 종로학원에 따르면 2일 개강한 재수 선행반 학생들이 지난해보다 10%가량 늘었다. 지난 주말에 입소한 재수기숙학원 선행반은 기숙학원 특성상 정원 변동은 없지만 학생들이 몰려 마감이 예년보다 빨랐다.

통상 재수 선행반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가 저조해 정시 원서 접수를 아예 포기하고 일찌감치 재수를 결심한 학생들이 들어온다. 상위권이 모이는 강남대성학원은 의대나 서울대에 지원하려 했지만 수능 점수가 예상외로 낮은 학생들이 들어간다. 학원가 관계자는 “다음 달 중순 개강하는 재수종합반 학생도 전년보다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는 경쟁이 덜하다’는 인식도 이런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고3은 56만6441명이었다. 올해 고3은 50만6207명으로 6만여 명이 줄어든다. 이런 상황에서 불수능 여파로 자기 성적을 스스로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학생이 늘면서 재수시장 사교육이 커질 판이다.

재수를 시작한 A 씨는 “학원비에 특강, 밥값까지 합치면 한 달에 200만 원 정도 깨져 부모님께 죄송하지만 도저히 성적에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N수’(3수 이상을 통칭)를 결심한 학생도 많다.

국어와 영어가 역대급으로 어려웠던 탓에 그 두 과목을 망친 학생이 많다. 특히 이 과목들 때문에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못 맞춰 떨어지고 재수를 마음먹은 학생도 적지 않다. 지난해 12월 31일 마감된 서울대 정시 가군 일반전형 모집 정원이 수시 정원이 이월되면서 217명 늘었고, 경쟁률은 3.58 대 1로 14년 만에 최저치인 것에도 이런 배경이 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서울대 수시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 요구하는 ‘수능 3개 영역 이상 2등급’을 못 맞춰 떨어진 학생이 많다”며 “불수능으로 최상위권 학생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불수능#재수학원#재수#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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