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텍 ‘75m 굴뚝 농성’ 두번째 해 넘겨…“참담한 새해”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1일 00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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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플렉스(파인텍) 노동자들의 굴뚝 농성이 결국 두 번째로 해를 넘겼다. 노조 측은 “농성자들을 지켜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플렉스 투쟁승리를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은 31일 오후 11시부터 1시간 동안 서울 양천구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발전소 앞에서 ‘희망굴뚝 타종식’을 개최했다.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은 이곳의 75m 높이 굴뚝에 올라 415일째 농성 중이다.

공동행동은 “영하 11도를 오가는 한파 속에 온열기 하나 없이 사람을 75m 굴뚝 위에 남겨둔 채 한국사회는 2018년을 보내고 2019년 새해를 맞아야 하는 참담함 속에 있다”며 “저 높은 고공에 고립된 채 또 한 해를 맞아야 하는 농성자들의 심경을 상상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연내 해결을 위해 시민사회, 종교, 정치권 등이 모두 나서 노력했지만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의 오만과 독선, 욕심, 안하무인에 막혀 결국 2018년 마지막 날을 남겨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늘(31일) 사측과 긴박하게 비공개 교섭을 했지만 김 대표는 ‘안 된다’는 말만 되뇌며 본인이 책임을 지겠다는 최소한의 말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노조와 사측은 지난 26일, 29일 두 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공동행동은 “앞서 두번째 교섭을 끝내고 나온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스타플렉스로의 고용은 어렵고 다른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겼지만 거짓이었다”며 “결국 교섭은 결렬됐고 굴뚝 위 노동자는 해를 넘기게 됐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국외에도 이 상황을 알리고 사기죄 등 고소·고발을 검토해 대응하겠다”며 “굴뚝 농성과 연대 단식도 중단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인텍 모기업인 스타플렉스는 2010년 스타케미칼(구 한국합섬)을 인수했고, 2013년 1월 돌연 직원들을 대량 해고했다.

한국합섬 출신인 차광호 지회장은 스타플렉스의 이 같은 결정에 반발하며 2014년 5월27일 45m 높이의 스타케미칼 공장 굴뚝에 올라 다음해 7월8일까지 408일 동안 고공 농성을 벌였다.

이후 노사가 단협을 체결하기로 극적 합의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이 2017년 11월12일 다시 굴뚝에 올랐다. 두 사람은 성탄절인 지난달 25일로 고공 농성 409일째를 맞으며 최장기 기록을 뛰어넘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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