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대란’에 긴급전화도 먹통 70대 사망…“수신음만 울려”

  • 뉴스1
  • 입력 2018년 11월 27일 19시 31분


‘통신망 단절’ 대비해 마련한 119 긴급전화 무용지물
긴급전화 2차례 신고했지만 연결 안 돼…경찰 사인조사

‘KT 통신망 장애’로 119 신고가 지연되는 바람에 70대 여성이 숨진 가운데, 통신망 두절사태를 대비해 마련한 ‘긴급전화’도 사실상 무용지물로 드러났다.

27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KT아현지사 화재 발생 이튿날인 25일 오전 5시쯤 서울 마포구의 한 자택에서 주모씨(76·여)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지만, 유선전화와 휴대전화 긴급전화가 모두 먹통이 돼 약 30분 동안 119 신고 접수가 지연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유가족은 오전 5시22분과 27분 두 차례에 걸쳐 휴대전화 ‘긴급전화’로 119신고를 했지만, 통화음이 울릴 뿐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결국 오전 5시29분쯤 다른 통신사를 사용하는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서야 119 신고가 접수됐다. 하지만 3분 뒤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주씨는 숨을 거둔 뒤였다.

오전 5시쯤 쓰러진 주씨를 발견하고 유선전화로 119 신고를 했지만 먹통이었다는 유가족의 주장을 종합하면, 주씨는 약 30분 동안 의식을 잃고 방치된 셈이다.

문제는 이번 ‘KT 아현지사 화재’와 같은 대규모 통신두절 사태를 대비해 마련한 ‘긴급전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데 있다.

소방당국과 KT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LTE 통신망이 끊길 경우 긴급전화를 사용하면 자동으로 3G망으로 연결된다. 그러나 긴급전화로 연결된 119신고는 수신음만 울릴 뿐 통화연결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긴급전화로 119 신고를 하면 3G망으로 (전화가) 들어와야 맞다”면서도 “3G망을 차츰 없애는 추세이다 보니 긴급전화가 몰리면 수신음만 울리다가 끊어지는데, 이번 경우도 그랬다”고 설명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주씨의 사망이 외상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부검을 통해 자세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KT는 “현재까지 유족과 접촉하지는 않았다”며 “우선 통신망 복구를 마무리하고, 유가족의 통화기록을 검토하는 등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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