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숙명여고, 쌍둥이 자퇴서 제출 후 교문 걸어 잠가…퇴학 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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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9일 11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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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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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문제·답안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숙명여자고등학교 전(前) 교무부장 A 씨의 쌍둥이 딸이 자퇴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숙명여고 학부모가 처리하면 안 된다고 학교 측을 압박하고 나섰다. 퇴학처리가 순리라는 것.

숙명여고 학부모로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맡은 이신우 씨는 8일 SBS라디오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와 인터뷰에서 “학교 측에서 자퇴서를 수락하게 된다면 (쌍둥이 자매의) 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쌍둥이가 부정으로 받은 성적을 0점 처리하거나 재산정하는 것을 거부하는 처사다”라고 주장하며 “쌍둥이 자매가 생활기록부에 ‘답안지 유출범죄’ 기록이 남을까 두려워 자퇴서를 제출한 것이라고 생각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쌍둥이는 최소 5번의 정기고사에서 30번이 넘는 시험문제와 답안을 유출한 정황이 있다. 이는 결코 작은 죄가 아니다”라고 못 박으며 “자퇴서를 받아주게 되면 남아 있는 친구들이 불이익을 받게 된다. 쌍둥이의 부정행위로 교과우수상을 받아야 할 친구들이 받지 못하게 됐고, 결과적으로 수많은 학생들이 내년 입시에서 불리한 입장에 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쌍둥이 중 언니가 문과고 동생이 이과인데, 언니는 사건 이후에도 학교에 잘 나왔다. 그러나 지난 5일부터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사 중에 호흡곤란을 호소했던 동생은 지난 달 중순경부터 학교에 잘 안 나와 ‘전학을 가는 것 아니냐’ ‘자퇴하는 것 아니냐’ 는 소문이 교내에 떠돌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자신의 자녀도 숙명여고 2학년에 재학 중이라며 “자퇴서 제출을 놓고 학부모들도 충격이 크겠지만 학생들 충격이 더 크다. ‘그렇게 떠나면 정말 나쁜 아이들’이라며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당 사건 이후 학생들은 성적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사건 초기 학교에서 시험 유출은 사실이 아니라며 쌍둥이를 감싸는 방송 조회를 했다. 조회에서 언론 보도가 잘못됐다는 식으로 말했다. 조회 이후 책을 집어던지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집에 와서 울거나 하는 학생들이 많았다”고 전하며 “계속해서 새로운 피의 사실이 보도 되고 있다. 특히 전 교무부장 A 씨의 구속 영장이 발부된 것으로 어느 정도 유죄가 인정됐다고 볼 수 있다.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진행자가 자퇴서에 관련된 학교 측 입장은 어떤지 묻자 “일단 학교가 어제 교문도 걸어 잠그고 언론이나 학부모와 소통을 하지 않는 상태다. 그래서 의견을 정확히 듣지는 못 했다”라며 “A 씨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시점부터 완전히 소식이 끊긴 상황이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매일 밤 촛불시위를 하고 있다. 약 70일가량 이어오고 있다”고 전하며 “자퇴서라는 것은 학업을 계속하기 힘든 상황에 하는 것이다. 쌍둥이에게는 징계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학교 측은 자퇴서를 수리하면 안 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교칙에 부정행위를 하거나 방조하면 최대 퇴학까지 처리할 수 있다. 오늘이라도 학생선도위원회를 열면 (쌍둥이 자매의) 퇴학처리가 가능하다”면서 “그러나 학교 측은 (시험문제·답안 유출에 대해) 지금 수사가 진행 중이고 혐의가 확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쌍둥이의 점수를 0점 처리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이는 학교가 부정행위를 옹호하기 위해 시간을 끄는 꼴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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