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쌍둥이 휴대전화서 영어시험 정답 메모 발견

  • 동아일보

경찰, 자매 등 불러 경위 추궁… “공부 위해 저장” 유출 혐의 부인

시험문제 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A 씨 쌍둥이 딸의 휴대전화에서 영어 시험 정답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25일 A 씨와 쌍둥이 자매를 비공개 조사했다.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 결과 쌍둥이 중 동생의 휴대전화에서 영어 시험의 정답이 적혀있는 메모를 발견하고 경위를 추궁했다. 이 학생은 “공부를 하기 위해 저장했던 내용”이라는 취지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두 학생의 2학기 중간고사 성적이 각각 문·이과 전교 1등을 차지했던 1학기 성적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숙명여고는 24일 쌍둥이 자매의 2학기 중간고사 성적을 경찰에 통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와 쌍둥이 자매는 ‘시험문제를 유출한 적이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자매의 성적 변화와 관련해 숙명여고 교사 3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으며, 교육 관련 전문기관에도 자문을 의뢰했다.

쌍둥이 자매가 속한 2학년 두 학급의 학생들은 전원 자신의 성적을 공개한 뒤 빈 석차를 추정하는 방식으로 쌍둥이 자매의 등수를 추적하고 있다고 한다. 학부모 B 씨는 “쌍둥이 중 언니는 상위권에 간신히 포함됐고, 동생은 언니보다 조금 더 낮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2학년 1학기 이전에도 문제 유출 정황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자매는 1학년 1학기에 각각 문·이과에서 121등, 59등이었지만 2학기에는 5등, 2등으로 올랐다. 쌍둥이 중 언니는 1학년 2학기에 2개의 과목성적 최우수상과 3개의 과목성적 우수상을 받았고, 동생은 3개의 과목성적 최우수상과 4개의 과목성적 우수상을 수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숙명여고#시험문제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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