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맞아?” 택배기사 폭행 영상 자세히 보니…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0월 19일 11시 29분


코멘트
사진=보배드림 갈무리
사진=보배드림 갈무리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택배기사 폭행 영상을 보면 가해자인 동생 A 씨와 지적장애인이자 피해자인 형 B 씨가 피를 나눈 형제라고는 쉽게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다.

1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등을 통해 확산하고 있는 2분 27초 분량의 택배기사 폭행 영상은 트럭 짐칸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A 씨와 택배 물품을 상차하는 B 씨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영상은 택배 트럭 뒤편 다른 차량 안에 있던 C 씨가 촬영한 것이다.

영상의 시작은 이렇다. 택배 물품을 건네는 B 씨에게 담배를 들고 때리려는 행동을 취하며 겁을 준 A 씨는 택배 물품을 쌓아 한꺼번에 전달하려는 B 씨를 답답한 듯 쳐다보며 B 씨의 뺨을 가격한다.

이어 A 씨는 택배 물품으로 B 씨의 머리를 한 차례 가격한 뒤 발로 B 씨의 가슴 부위를 찬다. 충격을 받은 B 씨는 가슴 부위를 부여잡고 주저앉는다.

이를 본 A 씨는 트럭에서 내려 다시 한 번 B 씨의 뺨을 때린 뒤 답답한 듯 허리에 손을 짚고 B 씨에게 화를 낸다. 주변 인도에 사람들이 지나가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다시 트럭 짐칸으로 오른 A 씨는 B 씨가 어깨를 들어 위축된 모습을 보임에도 다시 한 번 머리를 가격하며 화를 낸다.

이후에도 택배 물품을 가리키며 B 씨의 뺨을 세 차례 연속 가격한 A 씨는 택배 상차를 마무리 짓지 않은 채 B 씨의 머리채를 잡고 B 씨를 트럭 짐칸으로 끌어올린다.

B 씨를 두고 짐칸 뒷문을 닫아 버린 A 씨는 택배 물품을 바깥에 그대로 둔 채 다른 문으로 트럭에 올라타면서 영상은 끝이 난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두 사람이 형제가 맞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19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폭행을 한 A 씨는 폭행을 당한 B 씨의 동생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두 사람의 이모부의 말을 인용해 A 씨가 지적장애인인 B 씨의 이상 행동에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폭행했다고 설명했다.

A 씨의 신원을 확인한 경찰은 A 씨와 B 씨를 소환 조사한 뒤 혐의점이 분명해지면 정식수사로 전환하고 입건할 방침이다.

한편 A 씨로 추정되는 인물은 19일 ‘보배드림’에 “아버지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돌아가시고 가족은 오른쪽 마비로 손을 사용하지 못하는 어머니와 장애를 가지고 있는 형, 이렇게 세 명”이라며 “형의 약과 어머니를 책임지기 위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B 씨가) 몇 번을 말해도 (물건을) 알려주는대로 안 해서 순간 너무 욱해서 폭력을 행사했다”면서 “참아야 하고 더 감싸주고 보살펴줘야 하는 것도 알고 있는 제가 그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영상을 보시게 되면 너무 가슴 아파 하실 것 같아 더 죄송스럽다”면서 “분노를 잘 조절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고 형은 어머니를 설득해 입원치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