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맘카페 이모 추정 누리꾼, 교사 사망 전날 김포시장에 “XX어린이집 감찰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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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17일 14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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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영 김포시장 블로그 캡처.
정하영 김포시장 블로그 캡처.
조카가 어린이집 교사에게 아동 학대를 당한 것 같다고 김포맘카페에 글을 쓴 A 씨가 정하영 김포시장의 블로그에 해당 어린이집을 감찰해달라는 글을 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 씨로 추정되는 누리꾼은 12일 오전 정 시장의 네이버 블로그에 "인천 서구 국화축제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의 학대 현장 증언에 의하면 김포에 있는 B 어린이집이라는 말에 부끄러웠다. 내 일이 아니기를 바랬던 일이 가족의 문제였다"라는 글을 썼다.

이어 "이 사건이 묻혀지지 않게 B 어린이집을 감찰해주시기 부탁드린다. 시장님께선 학연, 지연에 연연하지 않으시며 특별히 어린이들을 사랑하시는 줄 익히 알고있다. 모멸과 수치로 처음으로 같이 죽을까도 생각이 들 정도로 힘겨운 아침에 시장님께 읍소드린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글 작성자가 A 씨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A 씨가 '가족의 문제'라고 언급한 점, 네이버 김포맘카페에 올린 글 아이디와 정 시장 블로그에 올린 글 아이디 앞 4글자가 동일한 것으로 보아 같은 인물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15일 경기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13일 오전 2시 50분쯤 김포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어린이집 보육교사 C 씨(38)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C 씨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파트 14층에서 내리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와 유서가 발견된 점을 토대로, C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망한 C 씨의 주머니에는 '내가 짊어지고 갈 테니 여기서 마무리됐으면 좋겠다. 어린이집과 교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C 씨가 아동학대 의심을 받은 후 신상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A 씨는 11일 김포 지역의 한 맘카페에 어린이집 실명을 공개하며 자신의 조카가 당한 일이라며 장문의 글을 남겼다. A 씨는 어린이집 소풍에서 조카가 C 씨에게 안기려고 했지만 교사가 돗자리 흙털기에만 신경을 써서 조카를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현장 상황을 보지 못했고 10여명의 인천 서구 사람들에게 들었다고 했다. A 씨는 당시 주변 사람들이 C 씨 행동에 수군거렸고 일부는 C 씨를 나무랐다고 했다.

이후 C 씨의 신상이 공개됐고 해당 어린이집에는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또 A 씨는 어린이집에 찾아가 C 씨에게 폭언하고 물을 뿌리기도 했다고 한다.

16일 SBS 보도에 따르면 어린이집 원장은 "A 씨가 물을 뿌렸다. 소리 지르셨다. 무릎을 꿇으라고 요구는 안 했지만 우리가 꿇었다"라고 말했다.

A 씨는 "학대 사실을 어린이집에서 인정했고 숨진 교사는 해고된 탓에 심적 부담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어린이집은 C 씨가 해고된 게 아니고 스스로 그만뒀다고 부인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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