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른만큼 공시가 인상… 서초구 85㎡ 보유세 239만원 뛸듯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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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내년 아파트 공시가격 산정 윤곽

정부가 추진 중인 내년도 공시가격 조정 방안은 집값 상승폭만큼 아파트 공시가격을 올리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이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며 서울 강남 등 집값이 많이 오른 지역의 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이 50∼60%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집값이 정체된 지역은 공시가 비율이 70%로 유지되는 모순을 개선하려는 것이다. 수십억 원에 이르는 고가 주택인데도 거래량이 적다는 이유로 공시가격이 낮았던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을 높이려는 정책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 공시가격 최대 40% 오를 수도

본보가 9일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정부가 내년 공시가격 비율을 시세의 70% 수준으로 조정하는 과정에서 단지별 공시가격이 최대 40%까지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이 많이 오른 아파트를 갖고 있는 집주인이 내는 보유세도 크게 늘어난다.

예를 들어 평균 시세가 약 25억 원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5m²의 올해 공시가격은 15억 원 정도로 시세의 60% 선이다. 거래가격은 지난해 6월 20억 원 안팎에서 급등한 반면 공시가격 상승률은 4%대에 그쳐 공시가격 비율이 가격 상승 폭을 따라잡지 못했다.

정부가 내년 4월 이 아파트의 공시가격을 시세의 70% 수준으로 높이려면 공시가격을 올해보다 16%가량 끌어올려야 한다. 현재 이 아파트의 재산세와 지방교육세, 종합부동산세, 농어촌특별세 등을 더한 보유세 부담은 478만 원이다. 하지만 공시가격이 16% 오르면 보유세 부담은 717만 원으로 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팀장은 “이번 분석은 1주택자를 기준으로 세 부담 상한선 150%를 적용해 계산한 것으로 세 부담 상한이 300%에 이르는 다주택자의 경우 세금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공시가격이 많이 오른다고 모든 아파트의 보유세가 급등하는 것은 아니다. 시세가 낮은 아파트는 세금 부과 기준금액인 과표가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세 부담도 별로 늘지 않는다. 9월 시세가 4억5000만 원인 상계주공 5단지 전용 32m²의 공시가격을 내년에 40% 올릴 경우 보유세는 27만 원으로 올해 인상률(17.8%)을 적용했을 때보다 1만 원 늘어난다.

○ 고가 단독주택 보유세도 확대

정부는 아파트 공시가격을 가격 상승폭만큼 올리는 반면 단독주택에 대해서는 공시가격 비율을 일괄적으로 올리는, 보다 급진적인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단독주택은 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이 낮아 서울 강남이나 용산구 등 일부 지역에선 가격이 비싼 고가주택이라도 보유세를 많이 내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 지난달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2013∼2017년 거래된 전국 단독주택 가격을 분석한 결과 단독주택 공시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률이 2013년 55.4%에서 2017년 48.7%로 낮아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거래가격이 15억 원 초과인 주택은 시가 반영률이 35.5%에 불과할 정도로 가격이 높을수록 공시가격 비율이 낮아지는 모순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을 감안해 정부는 내년도 공시가격을 산정할 때 단독주택의 공시가격 비율을 아파트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시가가 25억 원인 단독주택의 세 부담은 올해 354만 원에서 내년 531만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공시가격 일괄 인상 방안은 보류

올 7월 국토교통부 자문기구인 관행혁신위원회는 정부에 공시가격의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 공시가격을 원칙적으로 90%까지 높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 같은 일괄 인상정책을 장기 과제로 넘기기로 했다. 기초연금 등 재산 정도에 따라 지급되는 복지 혜택이 줄어드는 대신 보유세 부담만 높아져 조세 저항이 거세게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공시가격이 오르면 고가 주택이 아닌 가구의 재산세도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올해 오른 가격을 기준으로 공시가격을 정하면 내년에 시가가 떨어져도 세 부담이 높아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정책 추진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송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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