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돈 택배에 넣어서 보낸 홀몸노인, 경찰 도움으로 돈 되찾아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5일 1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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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비로 쓰기 위해 모아둔 목돈을 실수로 택배에 넣어서 보내버린 홀몸노인이 경찰의 도움으로 무사히 돈을 되찾았다.

5일 부산 연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5분께 A(74)씨가 112에 전화해 “저는 울산에서 홀로 사는 노인인데 홈쇼핑에서 산 신발을 어제 반품하면서 신발 안에 병원비로 쓰기 위해 힘들게 모은 269만원을 넣어 뒀는데, 돈을 빼는 것을 잊어버리고 택배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확인해보니 수영구 수영동에 있다는 말만 듣고 새벽부터 무작정 (부산으로)왔는데 찾을 방법이 없으니 제발 도와주세요”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수영망미2파출소 근무자들은 A씨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 자초지종을 들은 뒤 택배회사를 통해 해당 택배가 동구 소재 물류창고로 출발한 것을 확인했다.

경찰관들은 택배가 배송지로 출발해 버리면 자칫 할아버지의 병원비를 잃어버릴수도 있다는 생각에 한걸음에 동구의 물류센터로 향했다.

물류센타에 도착해보니 수 천개의 택배들이 이미 분류작업을 마치고 적재 중이었고, A씨의 택배는 마지막 차량에 적재 중이라는 관계자의 말을 듣게 됐다.

이에 경찰은 이미 배달 물품을 차량에 실은 후 출발하려는 택배기사에게 양해를 구하고 바닥과 차량에 상차된 택배상자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1시간 가량 택배상자를 일일히 분류해서 수색한 끝에 A씨의 택배상자를 찾아냈고, 택배상자 안 신발 속에 들어 있던 병원비 269만원을 A씨에게 인계했다.

A씨는 “국가 도움을 받아 혼자 겨우 살고 있는데, 암 수술 등을 받아 몸이 좋지 않아 급하게 병원을 가게되면 사용할려고 힘들게 모아 둔 병원비를 잃어버려 막막하고 죽고싶었다”면서 “경찰관이 찾아줘 정말 고맙다”고 감사인사를 전한 뒤 울산 집으로 돌아갔다.

【부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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