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서 숨진 영광 여고생 사인은 급성 알코올 중독…가해자 2명 검찰 송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9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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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경찰서는 모텔에서 성폭행 당한 뒤 숨진 여고생 A 양(16)의 사인이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를 통보받았다고 19일 밝혔다. A 양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405%이었는데 치사량은 0.4~0.5%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A 양을 속여 치사량의 술을 마시게 하고 성폭행한 B 군(17)과 C 군(17)을 강간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B 군과 C 군은 13일 0시경 전남 영광의 한 PC방에서 게임을 하던 중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던 A 양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연락했다. 두 사람은 게임을 짜고 진행해 A 양을 술에 취하게 만든 뒤 범행을 저지르기로 공모했다.

B 군 등은 이날 오전 2시경 A 양을 영광의 한 모텔로 유인했다. 범행을 위해 소주 6병과 과자, 소시지 등을 샀다. 이들은 사전 계획대로 이른바 ‘말 맞히기(초성) 게임’을 진행했다.
두 사람은 게임에 쓸 말을 휴대전화로 실시간 주고받았고, A 양은 게임에서 계속 져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됐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4시경 인사불성 상태로 쓰러진 A 양을 성폭행한 뒤 방치하고 달아났다.

B 군 등은 경찰에 검거된 직후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졌다”, “A 양 스스로 술을 마셨다”고 범행을 부인했다. 이들은 말 맞히기 게임을 하며 주고받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내용을 삭제했지만 경찰이 복원하자 범행을 자백했다.

B 군 등은 경찰에 “짜고 진행한 게임에 진 A 양이 1시간 반 동안 소주 세 병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범행 현장을 감식할 때 소주 6병은 모두 빈 병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A 양이 얼마나 되는 시간에 소주 몇 병을 마셨는지 명확하게 밝히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하지만 과다하게 술을 마신 A 양을 성폭행하고 방치해 결국 숨지게 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 강간에 이어 치사 혐의까지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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