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하위 대학들 수시 경쟁률 하락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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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평가의 여파가 생각보다 빨리 몰아치고 있다.”

A대 입학처장 B 씨는 14일 마감한 2019학년도 수시모집의 경쟁률이 전년보다 떨어진 것을 보고 당혹스러워했다. A대는 지난달 ‘대학 살생부’로 불린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정원 감축 대상인 역량강화대학으로 선정됐다. B 씨는 “한 학생이 여러 대학에 동시 합격한 경우 우리 대학에 등록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아예 지원조차 하지 않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교육부 평가에서 하위 36%에 속해 정원 감축 또는 재정지원 제한을 받은 상당수 대학의 올해 수시모집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각 대학과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역량강화 및 재정지원 제한에 속한 29개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지난해(6.6 대 1)보다 낮은 6.0 대 1을 기록했다. 정원감축 및 재정지원 제한 대학은 총 40곳이지만 29곳만이 최종 경쟁률을 공개했다.

경쟁률 하락폭이 가장 큰 곳은 연세대 원주캠퍼스였다. 지난해 12.1 대 1에서 올해 8.8 대 1로 지원자가 줄었다. 명문대 지방캠퍼스라는 이점 때문에 선호도가 높았지만 올해 역량강화대학으로 선정된 점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인제대(6.7 대 1→4.3 대 1)와 덕성여대(16.1 대 1→14.1 대 1) 등도 경쟁률 하락폭이 컸다.

전통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의예과도 대학평가의 직격탄을 맞았다. 연세대 원주캠퍼스 의예과의 경우 지난해 193.79 대 1이었던 논술전형 경쟁률이 올해 157.77 대 1로 떨어졌다. 인제대 의예과도 12.91 대 1에서 9.26 대 1로, 가톨릭관동대 의학과의 교과일반전형 경쟁률도 30.42 대 1에서 16.00 대 1로 낮아졌다.

반면 9개 대학은 경쟁률이 올랐지만 대부분 6 대 1에 미치지 못했다. 수시는 학생당 6개 대학에 지원할 수 있어 6 대 1 이하면 경쟁률이 낮은 수준이다. 복수 합격 시 최종 등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역량강화대학인 수원대의 경쟁률은 15.3 대 1로 지난해(12.3 대 1)보다 올랐다. 내신과 수능이 불리한 학생들이 수도권 진학을 목표로 적성고사 전형에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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