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유우성 간첩 조작’ 연루 前 국정원 대공수사국장 영장 청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6일 16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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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무원 유우성 씨(38) 간첩 조작 사건에 대해 형사처벌을 면했던 국가정보원 고위 간부가 뒤늦게 구속 기로에 놓이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김성훈)는 6일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증거은닉 등 혐의로 이모 전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국장은 2013년 9월부터 12월까지 유 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항소심 공판 과정에서 출입경 기록과 관련해 허위 영사 사실확인서를 작성해 증거로 제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전 국장과 최모 전 대공수사국 부국장 등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당초 서울시에서 탈북자 지원 업무를 담당하던 유 씨가 2013년 2월 탈북자 정보를 북한에 넘긴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구속 기소되면서 시작됐다. 두 달 뒤 유 씨의 변호를 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국정원이 유 씨 여동생을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회유, 협박, 폭행을 당한 끝에 허위 자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같은 해 8월 유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자 국정원은 유 씨의 항소심에서 유죄 입증을 위해 유 씨의 중국-북한 출입경 기록과 출입경 기록을 발급해줬다는 허룽 시 공안국의 확인서 등을 법원에 제출했다. 하지만 증거조작 논란이 벌어지면서 검찰 수사로 이어졌다.

검찰은 2014년 4월 증거 중 일부가 국정원이 조작한 것으로 판단했지만 이 전 국장은 무혐의 처리됐다. 검찰이 대공수사국 수사팀장을 맡았던 이모 전 처장 주도로 이뤄진 범행으로 결론 냈기 때문이다. 당시 이 처장의 상사였던 이 전 국장과 최 전 부국장은 “구체적 보고를 받은 바 없다”고 진술했고 검찰은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의 수사 의뢰로 검찰이 재수사를 시작하면서 반전이 이뤄졌다. 2014년 당시 검찰 수사팀이 요구한 주요 증거자료를 이 전 국장이 의도적으로 누락시키거나 일부 서류를 변조해 제출하게 하는 등 증거를 은닉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검찰도 4년 만에 다른 결론을 낸 것이다.

황형준 기자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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