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폭염에 배달 노동자 “정신 놓으면 몽롱, 눈·비 보다 더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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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8월 2일 0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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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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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폭염이 한반도를 뒤덮으면서 배달업 종사자들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서울의 한 햄버거 매장에서 배달일을 하는 박정훈 씨는 "100원이라도 폭염수당을 올려달라"며 매장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박 씨는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보호장구를 끼고 청바지를 입고, 공기를 가를 때 열기에다가 아스팔트에서 나오는 지열, 그리고 사방에 자동차가 있으니까 거기서 나오는 매연, 특히 버스 같은 경우는 심각하다"며 오토바이 배달업의 고충을 설명했다.

이어 "저희가 스카프에 얼음을 넣는 아이스 스카프를 쓰는데 이게 배달을 한 번 갔다오면 다 녹아서 소용이 없어질 정도다. 그리고 계단을 계속 왔다 갔다 해야 하니까 더 힘이 들고 머리도 어지럽고 힘들다"고 말했다.

또 "폭염 때는 배달 양이 급격하게 늘어 배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손님들이)거기에 대한 화풀이를 저희(배달원)한테 한다. 어떤 경우에는 배달이 너무 늦었다면서 100원을 깎아달라고 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저희가 배달을 한 군데 갈 때마다 400원을 받는데 비나 눈이 오면 (안전수당)100원을 더 받는다. 저희 주장은 폭염 때도 100원을 추가해 달라는 거다. 폭염 때가 사실은 눈비만큼이나 더 위험하다. 신호 대기하고 있으면 저 멀리 아지랑이가 보이는데 잠깐 정신을 놓으면 몽롱해진다. 직사광선을 계속 맞으니까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동료들이 굉장히 많다. 열사병의 위험이 있는 거고, 계속해서 땀을 흘리니까 탈수 위험이 있는 상태다"고 시위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회사는 점장한테 책임을 떠넘기고 점장은 '오랫동안 근무했던 배달 라이더부터 다른 매장의 라이더들까지 그런 거 단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다면서 정말 화를 많이 냈다"고 하소연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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