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김부선 인격 말살 돼…돌팔매 맞더라도 또 나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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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7월 31일 09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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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공지영. 해냄 제공
소설가 공지영. 해냄 제공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배우 김부선 씨의 ‘스캔들 의혹’ 공방에 뛰어들어 김 씨를 옹호했던 공지영 작가(55)는 31일 “김부선이라는 사람의 인격이 너무나 말살되고 있더라. 내가 들은 걸 얘기해 주면 조금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큰 문제가 될 거라고 사실 생각을 잘 못 했다”고 말했다.

공 작가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한 사람이 바보가 되고 허언증 환자가 되는 것은 막아야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공 작가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거진 이 지사와 김 씨의 스캔들 의혹과 관련, 지난 6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2년 전 ‘주진우 시사인 기자로부터 두 사람의 스캔들을 그가 막았다는 말을 들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후 공 작가는 이 지사의 스캔들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받기도 했다.

공 작가는 해당 의혹에 개입한 뒤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다시 또 이런 돌팔매를 맞는다 해도 또 할 것 같다”며 “제가 돕기로 하고서는 이렇게 돌을 맞는 거니까 그거는 같이 맞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일각의 ‘관종(관심 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큰 사람을 비꼬는 말)’ 비난에 대해 “1200만 부를 판 사람에게 관종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다. 저는 정말 관심이 너무 힘들다”면서 “30년 동안 소설을 썼다. 단행본 작가로는 가장 많이 사랑을 받았던 작가이고, 제가 이제 돈을 원하겠나, 관심을 원하겠나? 그거는 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 내 자신이 잘 늙어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논란이 되는 짓을 해서 괜히 책 안 팔리게 하지 말자’ 이런 생각을 하기에는 제가 사회에서 너무 많은 걸 얻었다. 제가 여태까지 다 먹고살고 애들도 다 키우고 이런 것도 결국 사회 구성원께서 다 돈을 내주신 거 아닌가”라고 했다.

페미니스트 작가로 통하는 그는 극단적 페미니즘을 표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WOMAD)’에 대해서도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

공 작가는 “어떤 나쁜 것들과 싸울 때는 악을 그대로 닮아간다. 어떤 중요한 목적이 있더라도 나 자신의 성숙, 건강함, 이런 수단이 없는 것들은 결국 우리를 대상하고 똑같이 만들어버리는 걸 지난 몇 십 년간 제가 동료들이나 이런 사람들에게 많이 봐왔다”며 “어려운 말로는 당신이 악의 심연을 들여다보면 악의 심연도 당신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마드가 처음에 그들이 증오했던 극우 성향의 커뮤니티 ‘일간베스트’를 닮아가고 있다는 것.

공 작가는 “여성들의 분노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그것을 악한 방법으로 풀어서는 절대로 아무것도 해결 안 되고, 페미니즘이 휴머니즘을 잃어버리는 순간 그것은 또 다른 인종주의, 인종차별이 된다”며 “미러링(mirroring·혐오 뒤집어 보여주기) 같은 게 사실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듭된 논란에도 사회적 이슈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공 작가는 “너무 피곤해서 안 하고 싶다. 그런데 제가 작가가 됐을 때 ‘작가는 어떤 사람이어야 되는가’에 이런 대답을 했었다. 임금님이 벌거벗었을 때 다른 사람들이 모두 모른 척하고 있을 때 벌거벗었다고 말하는 게 나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제 기질이 마침 그렇다”고 말했다.

한편 공 작가는 2013년 출간된 ‘높고 푸른 사다리’ 이후 5년 만에 신작 소설 ‘해리’를 발표했다. 올해 등단 30년을 맞는 공 작가의 열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5년간 직접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집필했다. 2009년 작품 ‘도가니’에도 등장했던 도시 무진을 배경으로, 선(善)이라 믿었던 종교 및 장애인 보호시설의 이면에 도사린 악을 고발한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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