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 강대희 서울대 총장후보 사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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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자 이어 동료교수 피해 의혹… 교육부 조사 요구에 부담 느낀듯
성낙인 現총장 19일 임기 끝나, 서울대 긴급회의… 대책마련 착수


서울대 차기 총장 후보로 선출돼 임용 절차가 진행 중이던 강대희 의대 교수(56·사진)가 성추행 의혹 등이 제기돼 6일 후보직을 자진 사퇴했다. 이에 서울대가 총장 후보 검증을 부실하게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성낙인 현 총장의 임기가 19일로 끝날 예정이어서 서울대는 당분간 총장 공백 사태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강 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대학교 총장 후보자 사퇴의 글’을 내고 스스로 사퇴했다. 강 교수는 “지난 며칠간 저에 대한 언론보도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 이제 후보직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서울대의 모든 구성원은 변화와 개혁을 위해 저를 후보자로 선출해 주셨지만 그 뜻을 제대로 받들지 못해 죄송하다”며 “저로 인해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최근 불거진 자신의 성추문 의혹과 교육부의 조사 요구 조치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6일 서울대에 공문을 보내 강 교수를 둘러싼 성추행 의혹 등을 조사하고 16일까지 그 결과와 관련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달 28일 서울대가 교육부에 강 교수의 총장 임용 제청을 요구한 이후 여기자 성희롱과 여교수 성추행 의혹 등이 추가로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강 교수가 전격 사퇴하자 서울대는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대 학생들은 개교 72년 만에 처음으로 학생들이 참여해 선출한 총장 후보가 성추문으로 사퇴한 것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교수들도 충격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대 등 국립대 총장은 대학이 추천한 후보자를 교육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교육부는 당초 성 총장의 임기가 19일까지인 점을 감안해 이달 중순 인사위원회를 열어 강 교수를 총장으로 임용 제청할지 결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교육부가 서울대에 추가 조사를 요청하면서 일정에 차질이 생긴 상황이었다.

앞서 강 교수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전화숙 서울대 여교수회 회장(컴퓨터공학부 교수)은 이날 동아일보에 메시지를 보내 “학교 공식행사가 있던 날 저녁 식사 자리 후 이어진 노래방에서 한 여교수가 강 교수로부터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교수는 강 교수가 여자화장실 쪽으로 따라오다가 자신이 “여자화장실”이라고 소리치자 돌아갔으며, 이후 옆자리에 앉아 무릎에 손을 얹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이사회 관계자는 “강 교수의 성추행 의혹은 이사회에 보고가 돼 논의를 했지만 피해자 이름은 물론이고 발생 시기나 장소 등이 없어 사실 관계를 판단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김자현 zion37@donga.com·김호경·조유라 기자
#강대희#서울대#성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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