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식 대란’ 나흘 만에…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오후 5시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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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7월 4일 1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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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동아일보DB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동아일보DB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73)이 4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한다고 아시아나항공이 밝혔다.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논란이 된 ‘기내식 대란’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의 기내식 대란은 아시아나가 기내식 공급 업체를 바꾸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15년 동안 기내식을 공급한 루프트한자 스카이세프그룹(LSG)과의 계약 관계를 청산하고 게이트고메코리아라는 회사로부터 이달 1일부터 기내식을 받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3월 기내식을 생산하는 공장에 불이 나 공급이 3개월 늦어지자 아시아나항공은 급히 샤프도앤코와 단기 계약을 맺었다.

이후 1일부터 기내식이 제때 공급되지 않는 일이 발생해 항공편 출발이 지연되고, 승객에게 기내식이 제공되지 않는 등 문제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기내식 대란’ 첫날인 이달 1일 아시아나 전체 항공 80편 중 51편이 지연 출발했고, 2일에는 전체 75편 중 10편의 출발이 지연됐다. 기내식이 전혀 실리지 않은 ‘노밀(no meal)’ 운항은 1일 36편, 2일 28편에 달했다.

특히 2일에는 아시아나에 기내식을 납품하는 재하청 협력업체 대표 A 씨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불공정 계약’으로 손해배상 압박을 느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이번 사태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1600억 원 규모의 투자금 유치를 위해 기내식 공급업체를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의혹이 확산하면서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LSG 측이 “2016년부터 아시아나가 재계약을 조건으로 지주사인 금호홀딩스(현 금호고속)가 발행한 1600억 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사달라고 요구했다”며 “이를 거절하자 기내식 공급 계약이 연장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

새로운 기내식 공급 업체로 선정된 게이트고메코리아의 모회사인 HNA그룹(하이난항공그룹)은 해당 BW를 1600억 원에 사들인 바 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 측은 “그룹 간 경영 판단에 따른 투자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아시아나는 3일 김수천 사장 명의의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했지만, 비난 여론은 계속 들끓었다. 특히 지난 1일 박 회장이 탑승한 자사 중국행 항공편이 ‘핫밀’이 실린 상태로 지연 없이 정시 출발했다는 증언 등이 뒤늦게 전해지면서 박 회장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했다.

‘기내식 대란’ 사태로 탑승객들의 비난을 온몸으로 받고 있는 승무원들의 불만도 폭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금호아시아나그룹 직원 2000여 명은 카카오톡에 ‘침묵하지 말자’는 제목의 익명 채팅방을 만들어 박 회장과 그룹 관련 문제와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오는 6일 광화문광장 집회까지 예고했다.

아시아나 기내식 대란이 촉발된 지 나흘 만에 박 회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과연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시아나 측은 박 회장의 기자회견 내용과 관련, 최근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사과하고 입장을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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