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천역서 성폭행 사건? 알고 보니…“남녀 노숙자 공연음란 한달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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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7월 3일 14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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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천지방경찰청 페이스북
사진=인천지방경찰청 페이스북
인천시 중구 동인천역 지하상가 내에서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글이 현장 사진과 함께 온라인에서 확산한 가운데, 이는 성폭행 사건이 아닌 한 달 전 발생한 50대 남녀 노숙자의 공연음란 관련 게시물로 확인됐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공연음란 혐의로 A 씨(58)와 B 씨(51·여) 등 노숙자 2명을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A 씨와 B 씨는 지난 6월 3일 오전 0시 10분께 인천시 중구 동인천역 지하상가 내에서 옷을 벗고 성관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은 함께 술을 마시다가 만취한 상태에서 합의 하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당일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해 A 씨 등 2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그러나 이들의 당시 성관계 장면이 찍힌 사진이 약 한 달 뒤인 2일부터 ‘현 시간 동인천역 상황’ 등의 제목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하기 시작했다.

해당 사진과 함께 “오늘 아침 출근길에 있었던 사건이라고 한다. 노숙자 2명이 싸워서 한 명은 머리에 피를 흘리며 누워있고. 한 명은 여성과…. 여성이 취해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였나 보다” 등의 루머가 확산했다.

현장 사진에는 남성 1명이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장면과 그 뒤로 성인 남녀가 성관계를 하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하지만 경찰에 따르면, 사진 속 남녀는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한 것이며 피를 흘리며 누워 있던 남성은 이번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는 노숙자로 확인됐다. 경찰은 당시 출동한 경찰관이 머리를 다친 남성에게 병원 치료를 권유했으나 거절하고 자리를 떴다고 전했다.

‘성폭행 루머’가 확산하자 인천지방경찰청은 3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인터넷에 공유되고 있는 ‘현시간 동인천역 상황, 인천 지하철 강간’ 등의 게시물 관련, 2018년 6월 3일에 있었던 일로 공연음란죄로 검거해 검찰로 송치한 사건”이라며 “한 달이 지난 어제(2일) ‘실시간 동인천 상가’라는 글이 올라왔고 이에 112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출동해 확인한 바 사진 상의 장소에는 아무도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해당 사진을 온라인에 유포한 용의자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에 따르면, 동의를 구하지 않은 사진 유출은 음란물유포죄에 해당되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음란물을 배포, 제공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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