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타고 가는 인천공항 출근길 너무 힘들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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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000여명 이용하는 시내버스… 고작 2개 노선에 정거장마다 정차
80분 걸리는 운행시간 단축 위해… 승객들, 송도국제도시 제외 요구

28일 오전 출근시간에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이안송도정거장에서 303번 시내버스에 오르는 시민들. 인천대교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전 마지막 정거장이지만 만석으로 오기 일쑤여서 못 타는 시민들이 많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28일 오전 출근시간에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이안송도정거장에서 303번 시내버스에 오르는 시민들. 인천대교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전 마지막 정거장이지만 만석으로 오기 일쑤여서 못 타는 시민들이 많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인천국제공항 보안용역업체에서 근무하는 김지연 씨(24·여)는 아침에 시내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출근할 때마다 짜증이 난다. 남동구 구월동에 사는 김 씨는 인천시청 후문 정거장에서 303번을 탄다. 인천버스터미널을 거쳐 인천지하철 동막역 정거장에 오면 정원 41명인 버스는 만석이 된다. 버스는 송도1교를 건너 송도국제도시 8개 정거장을 경유한다. 그때마다 운전사는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만석입니다”라며 그냥 지나간다. 이어 송도2교로 빠져나와 인천대교 고속도로를 탄다. 공항에 도착하는 데 1시간 20분이 넘게 걸린다. 승용차로는 40분 거리다. 김 씨는 “바쁜 출근시간에 승객도 못 태우는 송도국제도시를 도는 데만 20분이 걸린다. 이런 노선을 운행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송도국제도시 D아파트 앞 정거장에서 303번을 타고 공항으로 출근하는 이성철 씨(32)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타면 35분 안팎이면 공항에 도착한다. 그러나 만석인 채로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전 7시 반 이전에는 정거장에 줄서 있어야 한다. 그래도 2대 이상은 그냥 보내고 나서야 버스를 탈 수 있다. 이 씨는 “송도국제도시와 인천공항 구간을 운행하는 노선을 신설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 도심을 남북으로 관통해 인천공항을 오가는 시내버스 이용객들의 불편이 크다.

현재 인천 도심에서는 7개 시내버스 노선(111, 202, 302, 303, 303-1, 306, 308번·준공영제 대상)이 2개 교량(인천대교, 영종대교)을 건너 인천공항까지 운행한다.

이 가운데 부평구 십정동에서 출발해 인천시청 등 공공기관이 집중된 남동구와 연수구를 거쳐 인천대교를 건너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버스는 303번(14대 운행)과 303-1번(6대 운행)뿐이다. 이 두 노선은 하루 평균 약 5000명이 탄다. 이 중 65%가량인 3300명이 출근시간에 공항으로 간다. 그러나 송도국제도시를 경유하다 보니 7개 노선 중에서 운행시간이 가장 많이 걸린다. 인천공항철도를 이용하려고 해도 인천지하철을 타고 환승역까지 가는 데 너무 오래 걸린다. 다른 5개 노선은 송도국제도시를 거치지 않아 1시간 안팎이면 출발지에서 공항까지 도달할 수 있다.

303, 303-1번 노선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송도국제도시를 운행구간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한다. 출근시간에 승객도 태우지 못하는 구간을 폐쇄하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 대신 송도국제도시와 인천공항을 오가는 노선을 새로 만들면 된다는 것이다.

노광일 인천시 버스노선운영팀장은 28일 “인천공항을 오가는 시내버스 노선을 확충하는 방안을 포함해 전반적인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인천국제공항#인천 시내버스#송도국제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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