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포스텍서…여교수·남학생 잇단 ‘미투’ 폭로에 진상 조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8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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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포항공대)에서 여교수와 남학생의 잇단 ‘미투(#MeToo·나도 당했다)’ 폭로가 나왔다. 대학 측은 성폭력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진상 조사에 들어갔다. 사실이 확인되면 학내 규정에 따라 조치할 방침이다.

27일 교내 익명 게시판에 한 남학생이 글을 올렸다. 글은 “어제(26일) 교수님이 올린 미투 폭로 글에 많은 구성원이 위드유(#WithYou·당신과 함께하겠다)라는 이름으로 올린 댓글을 보다가 익숙하지만 역겨운 이름을 발견해 이 글을 쓴다”로 시작됐다.

이어 “작년 1학기 기말고사 전에 효자시장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숙소에 가려는데 한 여선배가 저를 으슥한 곳으로 데려가 얼굴을 잡더니 입속으로 혀를 집어넣으려고 했다”며 “당시 깜짝 놀라 (선배의) 얼굴을 밀치고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도망갔다”고 적었다.

또 “그 뒤 일행과 함께 길에 앉아 있었는데 그 여자가 내 옆에 앉아 옷 속에 손을 집어넣고 등을 쓰다듬었다”면서 “다시 그 여자와 마주쳤을 때 손발이 떨리고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제가 입은 상처가 생각보다 컸지만 신고를 망설였고 결국 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앞서 26일에는 모 여교수가 같은 게시판에 ‘저는 당신의 접대부가 아닌 직장 동료’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이 여교수는 글에서 “2015년 봄에 A 교수와 그의 지인 C 씨를 식당에서 만났다. 이후 식당을 나와 택시를 타고 같이 이동하던 중 고위 공무원인 C 씨가 손을 잡고 주무르는 등 신체 일부를 만졌다”고 주장했다.

포스텍 관계자는 “잇따른 미투 폭로에 곤혹스럽다”며 “익명 게시판이라 피해자를 찾는 데 시간이 걸리는 데다 당사자의 2차 피해도 우려돼 매우 조심스러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포항=장영훈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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