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성추행’ 폭로여성, 당일 호텔 간 증거사진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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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37분 카페배경 셀카… 위치기반 게임 2011년 기록 찾아”
호텔 안갔다는 鄭주장에 반박

정봉주 전 의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미투(#MeToo·나도 당했다)’에 나섰던 A 씨가 27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7일 한 인터넷 매체를 통해 익명으로 의혹을 제기한 지 20일 만이다. A 씨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를 제시하며 “나의 미투가 가짜가 아니라는 걸 인정받고 싶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회관에서 열렸다. A 씨는 모자를 깊이 눌러쓴 채 참석했다. A 씨 측은 신상 공개 등 2차 피해 우려 탓에 사전에 취재진의 사진 및 영상 촬영을 제한했다. 현장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사진이나 신상정보를 유출하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경고문이 붙었다. 이날 A 씨는 ‘안젤라’라는 가명을 사용했다. 그는 “얼굴을 공개한다고 해서 안 믿던 사람들까지 내 말을 진실이라고 믿었을 거라 생각지 않는다”라며 익명 폭로의 이유를 밝혔다.

이날 A 씨는 2011년 12월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렉싱턴 호텔 1층 레스토랑 겸 카페에서 정 전 의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정황을 다시 설명하며 자신의 언론 인터뷰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처음 A 씨 폭로 후 정 전 의원은 당일 행적을 보여주는 사진 781장의 일부를 공개했다. 정 전 의원은 “렉싱턴 호텔에 간 일이 없고 A 씨가 주장하는 사건 발생 시점인 오후 1∼2시경에는 다른 곳에 있었다. 범죄가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A 씨는 사진 2장을 공개하며 정 전 의원 주장을 반박했다. 당시 자신이 자주 했던 모바일 위치기반(GPS) 게임의 접속기록이다. A 씨는 “당일 오후 5시 5분 해당 카페에서 접속했다는 기록이 있고 5시 37분에는 카페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기다리는 시간’이라고 적었다. 시간을 특정하지 못해 빚어진 논란으로 정 전 의원 측이 모든 사진을 공개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정 전 의원의 낙마를 노린 정치적 의도라는 비난도 일축했다. A 씨는 “5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미투 사건’ 후 폭로를 결심했다. 6일 결정했고 7일 보도가 됐다. 정 전 의원의 출마 발표 시기는 몰랐고 고려 대상도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A 씨 측은 정 전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방침이다. A 씨의 변호사는 “언론보도를 매도하면서 A 씨의 피해사실도 함께 거짓으로 몰아갔다. 명예훼손이 성립된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이미 해당 매체와 기자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등으로 고소한 상태다. A 씨는 빠져 있다. 이날 오전 정 전 의원은 ‘BBK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무죄를 주장한 뒤 “성추행 의혹 제기는 정치적 의도를 담고 있고 순수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본보 취재진이 추가 입장을 듣기 위해 정 전 의원 측과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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