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남녀 2명 중 1명 “동거, 미래의 보편적 결혼 형태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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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월 23일 13시 57분


사진=듀오 제공
사진=듀오 제공
많은 미혼남녀가 ‘사실혼(동거)’을 보편적인 미래 결혼 형태로 꼽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운영하는 듀오휴먼라이프연구소는 ‘미혼남녀의 혼인·이혼 인식’을 조사·연구해 23일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혼남녀 응답자들은 보편적인 미래 결혼 형태로 ‘사실혼(동거)’(46.1%)을 1위로 꼽았다. 이어 ‘기존 결혼제도 유지’(32.7%), ‘졸혼(卒婚)’(10.6%), ‘계약 결혼’(7.8%), ‘이혼’(1.8%) 순으로 나타났다.

기존 혼인제도 외 필요한 제도로는 ‘사실혼(동거) 등록제’(47%)와 ‘혼전계약서 법적 효력 인정’(45.5%) 등을 원하는 이들이 많았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은 ‘사실혼(동거) 등록제’(50.7%)를, 여성은 ‘혼전계약서 법적 효력 인정 제도’(47%)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혼전 계약과 관련해서는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으나 미혼남녀 응답자 가운데 81.5%는 혼전 계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혼전 계약에 대해 ‘혼전 협의(약속)가 필요하다’(30.9%), ‘일정 부분 계약이 필요하다’(26.8%), ‘매우 필요하다’(23.8%)등이다. 특히 고소득 그룹(5000만 원 이상)의 ‘혼전 계약서 필요’ 인식이 높았다. 혼전 계약서가 ‘필요 없다’는 의견은 18.5%에 불과했다.

미혼남녀 응답자 대다수는 결혼식 후에 혼인신고 하는 것을 선호했다. 전체 응답자의 63.6%는 ‘혼인신고를 결혼식 후에 한다’고 답했다. ‘결혼식 전에 한다’는 응답은 25.9%, ‘기간 상관없이 아이를 낳은 뒤에 한다’는 의견은 6.2%로 나타났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다’는 답변도 4.3%를 차지했다.

혼인신고를 늦추는 이유는 ‘결혼에 대한 확신 문제’(41.1%)를 비롯해 ‘혼인신고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아서’(25.7%)였다. 이 밖에 ‘가족관계등록부에 남는 기록이 싫어서’(11.8%), ‘자유롭고 싶어서’(9.6%)라는 답변도 나왔다.

반대로 혼인신고를 결혼식 전에 하는 이유로는 ‘전세자금 대출 및 주택 마련 문제’(35.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는 혼인 증명이 필요하기 때문. 특히 여성(41.3%)의 응답 비율이 남성(29.2%)보다 높았다. 다른 답변으로는 ‘결혼에 대한 확신 문제’(24.2%), ‘혼인신고에 의미를 안 둬서’(16.9%), ‘미리 관계를 인정받고자’(11.9%) 등이 있었다.

이혼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남녀 간 온도 차가 있었다. 이혼 결정에 대해 여성은 42.8%가 ‘긍정적’(긍정적+인정하며 매우 긍정적)으로 인식했지만, 남성은 10%p가량 낮은 32.7%만이 긍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부정적’(부정적+인정하지 않으며 매우 부정적)인 입장은 남녀 각각 25%, 15.7%로 집계됐다.

이혼이 불가피한 원인으로는 ‘외도’(23.8%)와 ‘시댁, 처가 등 가족과의 갈등’(21.9%) 이 나란히 지목됐다. 이 외에는 ‘성격차이’(17.1%), ‘정서적 가정소홀’(15.2%), ‘경제적 무능력’(12.4%), ‘성(性)적 불화’(7.1%) 순으로 나타났다.

또 미혼남녀 48%는 ‘만약 이혼하게 될 경우 재혼에 대한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남성과 여성 간의 의견 차이는 있었다. 남성은 재혼 의사가 ‘있다’(56.4%)는 의견이 더 많았지만 여성은 ‘없다’(60.1%)는 대답이 더 많았다.

남녀 다수는 비혼에 대해 ‘긍정적(긍정적+인정하며 매우 긍정적)’(48.9%)으로 평가했다. 특히 실제 초혼 연령대(통계청 기준 남 32.8세, 여 30.1세)인 30~34세 그룹에서 비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듀오 관계자는 “젊은 세대들의 다양한 가치관과 인식 변화는 결혼제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기존 결혼제도 형태에 발목 잡혀있기보다, 유럽의 동거가구 사회복지혜택과 같은 정책을 마련해 다양한 형태의 결혼을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한민국 2030 결혼 리서치’ 보고서는 전국 25세 이상 39세 이하 미혼남녀 1000명(남성 489명, 여성 511명)을 대상으로 2017년 11월 6일부터 11월 20일까지 설문 조사를 진행해 작성됐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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