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20대 4명이 여고생을 감금, 집단 폭행하고 성매매까지 강요한 사건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날로 흉포화 되어 가고 있는 청소년 범죄와 관련 가해자에 대한 확실하고 엄중한 처벌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서울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장을 맡고 있는 배상훈 교수는 8일 방송된 SBB 라디오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와 인터뷰에서 “청소년이 범죄를 저지를 경우 (죄가)작더라도 확실히 처벌받는 의식을 심어줘야 하는데, 기소되지 않거나 보호 처분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처벌의 효과 자체가 없다”며 청소년 범죄와 관련 처벌의 실태를 지적했다.
배 교수는 이번 인천 여고생 집단폭행 사건을 비롯해 점점 흉포화 되고 있는 미성년자 폭력 범죄에 대해 “(청소년 폭력 가해자)10명 중 4명 정도가 재범을 저지른다고 보면 된다. 재범률이 36%를 상회한다”고 밝혔다.
배 교수는 특히 청소년의 높은 집단폭행 비율을 지적하며 “(집단폭행)상황을 보면 가해자 중에서도 처음에는 방관했던 청소년도 그 다음 단계에서는 주범이 된다”며 “(폭력이)진화가 되는 이런 상황을 보이는 것이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인천 여고생 사건의 가해자들의 경우에도 이와 같은 상황이 적용됐을 것이라고 유추하면서 “사실 청소년 범죄에서 강력한 처벌보다는 확실한 처벌이 중요하다”며 “구타를 하거나 폭행을 해도 ‘반성문 좀 쓰면 금방 나온다, 처벌받지 않는다’ 이런 의식이 일상적이 되다 보니, 다음에 폭행 가해자가 될 때는 (폭행의)수준이 더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 14세 미만은 형사처벌은 받지 않는 현행 소년법의 처벌 기준을 만 13세로 낮추는 것이 청소년 범죄율 감소에 대한 실효성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정부에서 노력하고 있다는 인식을 줄 수는 있지만 실제 효과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배 교수는 인천 여고생 폭행사건의 용의자 중에도 15세 청소년이 있었던 점을 들며 “이 아이들이 확실한 처벌에 대한 의식이 없는 한 (형사처벌 가능 연령을)한 살 낮추고, 처벌을 강화한다고 해도 실제 청소년 보호 사건이나 형사 사건 처리 과정상에서는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 교수는 청소년들의 ‘집단 심리’를 청소년 집단폭행의 원인으로 지적하며 “일종의 집단, 서열 등 아이들의 몰려다니는 이런 생활 습성을 바꾸지 않는 한, 개개인을 잡아 처벌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가해자들이)저희들 앞에서는 정말 순한 양이 돼서 반성문도 쓰고 착하게 살겠다고 했는데, 집단 공간으로 돌아가면 자기가 착하게 살고 싶어도 그렇게 되지 못한다. 환경을 바꿔주지 않는 한 처벌 효과 자체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천 여고생 집단폭행 사건과 관련 인천 남동경찰서는 9일 공동폭행 및 공동감금 등 혐의로 B 씨(21) 등 20대 남성 2명과 학교 자퇴생 C 양(16) 등 10대 여성 2명을 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검거해 조사 중이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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