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박물관 ‘근대가 찍어낸 인천 풍경’ 기획 특별전을 찾은 고등학생들이 개항기 인천에서 발간된 지도와 각종 인쇄물을 관람하고 있다. 인천시립박물관 제공
1883년 인천항이 열리면서 서구 근대 문물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호텔(1888년 대불호텔)과 철도(1899년 경인철도), 등대(1903년 팔미도)가 처음 등장했다. 인천 역사와 문화를 설명할 때 최초라는 수식어가 자주 붙는다. 인천시립박물관이 다음 달 18일까지 마련하는 기획특별전 ‘근대가 찍어낸 인천 풍경’에서는 이 같은 근대 인천 풍경을 담은 인쇄물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특별전은 3부로 나뉜다. 1부 주제는 ‘낯선 이미지를 보는 새로운 눈’. 카메라 보급 이후 사진엽서, 지도 같은 인쇄물이 어떤 모습을 띠었는지 보여준다. 조선 말기 서화가이자 사진가 지운영(1852∼1935)이 촬영한 고종 어진(御眞)을 감상할 수 있다. 1918년 발간된 인천지도는 등고선으로 높이와 깊이를 표시했다. 곧게 뻗은 도로를 따라 늘어선 건물이 근대 계획도시의 면모를 드러낸다. 인천항과 시가지를 조감한 파노라마 사진엽서도 눈에 띈다. 풍경을 최대한 넓게 담기 위해 사진 낱장을 이어 붙인 방식이 유행했음을 알 수 있다.
‘이미지 활용법’이란 주제의 2부는 유교질서에 익숙한 백성에게 인쇄물이 근대 사고방식과 가치를 전달하는 수단이었음을 설명한다. 교육과 위생, 시간관념, 도량형 등이 인쇄물에 담긴 소재들이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독립신문 1899년 7월 31일자에 게재된 인천 세창양행 광고가 흥미롭다. 독일 무역상의 제물포 지점이던 세창양행은 이 광고에서 학에 올라탄 신선과 우화 속 토끼와 거북이로 상품의 독창성을 강조했다. 1907년 제작한 듯한 인천상점광고도 재미있다. 인천시가도 뒷면에 당시 각 상가의 특징을 부각하는 다양한 표현을 집어넣었다.
1892년 인천전환국에서 처음 발행한 닷 냥짜리 은화도 볼 수 있다. 앞면에는 ‘대조선 개국 오백일년’이란 글자와 용 두 마리를, 뒷면에는 오얏 꽃(자두 꽃)과 무궁화를 새겨 넣었다. 1915년 물산공진회가 만든 인천수족관 홍보포스터는 서구식 복장의 여인이 손에 든 진주에서 빛이 나온다. 그 안에 제목과 기간을 적었다. 물고기와 조개, 물범과 함께 조선총독부를 상징하는 오동나무 문양을 배경으로 했다.
3부 주제는 ‘일상이 된 이미지’다. 잡지나 소설에 실린 이미지를 통해 대중이 일상에서 경험한 근대를 설명한다. 1928년 서울 신구서림이 펴낸 박철혼 신소설 ‘월미도’가 전시된다. 월미도를 배경으로 근대식 정장을 차려입은 남녀가 서로 바라보는 표지는 원근법이 쓰였다. 1948년 박문출판사 간행 문고판 소설 ‘베니스의 상인’도 보인다. 전차나 기차에서 읽기 편하도록 한 획기적인 책이었음을 강조한다. 일제강점기 대표 관광지이던 월미도유원지 안내 팸플릿은 바닷가에서 휴양하는 가족을 근대 감각으로 표현했다.
인천시립박물관 관계자는 “이번에 전시되는 근대 인쇄물 320여 점을 통해 근대 문물을 처음 받아들인 인천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일(월요일 휴관) 오전 9시∼오후 6시 관람할 수 있다. 입장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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