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옥천 묘목’ 해외시장 첫 진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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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등 과일묘목 타지키스탄 수출…농가소득 창출에 크게 도움될 듯

충북 옥천에서 생산된 묘목이 해외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사진은 14일 옥천군 이원면 충북농원협동조합에서 열린 묘목 수출 기념식 모습. 옥천군 제공
충북 옥천에서 생산된 묘목이 해외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사진은 14일 옥천군 이원면 충북농원협동조합에서 열린 묘목 수출 기념식 모습. 옥천군 제공
전국 유일의 묘목산업특구 충북 옥천에서 생산된 최고 품질의 과일 묘목이 해외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17일 옥천군에 따르면 이원면 충북농원협동조합(대표 강병연)이 생산한 묘목이 중앙아시아 타지키스탄공화국에 수출됐다.

7일 1차분으로 사과와 배, 포도 등 10종의 과일 묘목 3만 그루가 인천항에서 배에 실려 중국으로 옮겨진 뒤 기차를 통해 타지키스탄공화국으로 이동 중이다. 또 14일에는 살구와 복숭아, 아로니아 등 9종의 묘목 2만3100그루가 컨테이너에 선적돼 1차분과 같이 바다와 기찻길을 통해 내달 4일경 현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날 옥천에서 열린 묘목 수출 기념식에는 유수프 샤리프조다 주한 타지키스탄 대사와 대사관 관계자, 김영만 옥천군수, 강병연 충북농원 대표, 주민 등이 참석해 옥천 묘목의 첫 수출을 축하했다.

수출된 묘목들은 타지키스탄 132만 m² 면적의 땅에 심어져 3년 정도가 지나면 대부분 열매를 맺게 된다. 현지 기후를 고려해 추위와 병충해에 잘 견디고 열매를 많이 맺는 품종이 주로 선정됐다. 수확한 과일은 군부대 장병들에게 보급되거나 일반적인 유통과정을 거쳐 소비자들에게 판매된다. 또 주스로 만들어 현지 유통과 해외 수출이 이뤄질 예정이다. 김영만 옥천군수는 “타지키스탄은 온화한 대륙성 기후여서 한국과 기후조건이 비슷하다. 여기서 가져가는 과일나무들이 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옥천의 묘목이 국내를 떠난 것은 총 6만1880그루를 북한에 무상 지원한 2001년과 2005년 이후 세 번째다.

이번 묘목 수출은 에모말리 라흐모노프 타지키스탄 대통령의 부인과 딸이 11월 여행 차 방한했다가 한국산 사과와 포도 등을 먹어본 일이 계기가 됐다. 이번 묘목 수출은 타지키스탄의 국책사업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타지키스탄 묘목 수입의 총 책임기관인 국영기업 아사둘로 관계자는 “평소 한국을 드나들면서 과일 묘목에 관심이 많아 옥천에서 열리는 묘목축제도 눈여겨 봐 왔다. 묘목 생산이 쉽지 않은 추운 겨울이지만 하우스와 저장고 시설이 완벽한 옥천 묘목에 믿음이 갔다”고 말했다.

옥천 묘목은 1939년 이원면에서 처음 묘목을 생산해 1942년에는 연간 50만 그루까지 생산량을 끌어 올렸다. 지역의 80%가 사질양토(沙質壤土)로 돼 있어 묘목 생산의 최적지로 꼽힌다. 2005년 묘목산업특구로 지정됐다. 80여 년 전통의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전국 유통량의 70%, 전국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며 전국 유일의 묘목특구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173농가가 239여 ha에서 연간 1122만 그루의 묘목을 생산하고 있다. 김 군수는 “이번 수출은 새로운 농가소득 창출은 물론 묘목 수출에 첫 장을 연 뜻 깊은 사례로 평가된다. 지역과 묘목 재배농가에 희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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