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갑질에 왜 침묵?” 비난 봇물…대한변협, 한화 3남 김동선 사건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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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1월 21일 12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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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3남 김동선 변호사 폭행 사건

사진=한화 3남 김동선 변호사 폭행 사건/채널A 캡처
사진=한화 3남 김동선 변호사 폭행 사건/채널A 캡처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3남 김동선 씨(28)의 변호사 폭행 사건이 알려지면서 또 다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20일 법조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김 씨는 9월 말 서울 종로구의 한 술집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20대 여성 변호사 A 씨의 동료 10여 명과 만났다. A 씨는 국내 유명 로펌 소속이며 술자리의 동료들도 A 씨와 같은 로펌에 근무하는 젊은 변호사들로 알려졌다.

김 씨는 몇 시간가량 술을 마신 뒤 변호사들에게 “똑바로 앉아라” “너희 부모님은 뭐 하냐”는 등의 막말을 쏟아냈다고 한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일부 변호사는 자리를 떴다. 김 씨는 한 남성 변호사의 뺨을 때렸고 또 다른 여성 변호사의 머리채를 잡고 흔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김 씨는 나중에 술이 깬 뒤 변호사들에게 사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수년 전 한 호텔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데 이어, 올 초 술에 취해 종업원을 때리고 술병을 휘두르는 등 난동을 부려 구속 기소된 뒤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상황.

이에 누리꾼들은 “영화 베테랑 실사판”, “돈 있다고 세상이 다 니네들 발 아래에 있구나 싶나?”, “구제불능”이라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특히 일부는 피해를 본 변호사들을 향해 “이런 갑질에 왜 침묵하는 건가?”라며 일침을 가했다.

네이버 아이디 ‘dhqk****’는 “최고의 로펌에 입사했으면 스펙과 실력이 쩔어주는 법률 전문가들일텐데 아무 이유없이 맞고 머리채 잡히고도 두 달째 아무 액션도 안 취한 게 더 이상하다. 이 나라가 정상이 아니다. 저런 것들을 왕으로 만들어 주고 있는게 이런 침묵들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다른 누리꾼들도 “변호사인데 왜 신고를 못하냐? 검찰에 폭행·상해죄로 고발하면 된다. 지가 재벌아들이면 뭐하냐? 쓰레기로 노는데”(gx52****), “뺨 맞고 욕 먹으면서도 돈과 출세에 고개 숙이고 대응 안한 변호사들도 그 나물에 그 밥”(wing****), “변호사마저 이런 갑질에 침묵하고 고소조차 안한다면 우리 사회는 이미 죽은 거지”(ilch****)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현)는 김동선 씨 사건과 관련해 윤리팀을 중심으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며, 피해자들이 사건 확대를 원치 않더라도 김 씨를 폭행이나 상해 등의 혐의로 수사기관에 형사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변협은 한화에 공문을 보내 정확한 사건 경위를 확인하는 한편, 피해를 당한 변호사들이 김 씨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을 내도록 권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현 회장은 “이번 일은 재벌의 전형적인 갑질 사건이다. 변호사를 고용했다고 해서 인격을 모독하고 함부로 대하고 폭행하는 이런 일은 변호사의 품위와 직업의 자존감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회원 보호 차원에서 앞으로도 회원들이 폭행당하거나 불이익당하는 사례가 있으면 좌시하지 않고 즉시 개입해 가해자에게 응분의 조처를 하겠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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