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구체일정, 대학 홈피서 확인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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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연기시킨 포항 지진]대입 전형 일주일씩 ‘도미노 연기’
서울 자사고-특목고 입시도 미뤄져… 대학들 “일정 꼬여 준비 쉽지않아”

“일주일 연기에 협조하기로는 했지만, 차질 없이 입시 준비를 하기가 상당히 어렵다.”(A사립대 입학처장)

교육부가 대학들에 대입 전형을 모두 7일씩 연기할 것을 요청하면서 대학가에 비상이 걸렸다. 얼핏 보면 날짜만 뒤로 미뤄지는 듯 보이지만, 대학별 고사 장소 섭외부터 출제위원 확보까지 사실상 모든 계획이 꼬이게 됐기 때문이다.

16일 주요 대학 입학처장들은 모처에서 만나 대응책 마련에 머리를 맞댔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일부 대학만 일정을 조정하면 수험생들의 대학별 고사 일정이 겹쳐 피해가 커지기 때문에 모든 대학이 일정 조정에 참여한다는 데 대해서는 이견 없이 합의가 됐다”며 “그러나 각 대학에는 엄청난 숙제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대학별 논술고사만 놓고 보더라도 각 대학은 출제에 참가하는 교수나 고교 교사의 일정을 다시 다 맞춰야 하게 됐다. B대학 관계자는 “출제 이후 해외 학회 참가나 강의 일정이 잡혀 있던 교수도 많아 난감하다”고 전했다. 이미 출제가 시작된 대학들은 일주일 더 길어진 출제위원 격리 및 문제 보안관리가 큰 숙제로 떠올랐다. 교수들의 ‘감금’이 길어지면 대학 재학생들의 강의 및 평가 등 학사관리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별 고사 당일 사용할 건물 선정 계획부터 시험 관리에 투입할 교직원 등 현장관리 인력도 모두 새로 짜야 한다. 한 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수험생들 질문도 굉장히 많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담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평년에도 매번 시험장을 잘못 찾거나 일정을 착각하는 수험생이 있는데 올해는 상당수 학생이 이런 실수를 해 대입 기회를 놓칠 것으로 보인다”며 “대학도 적극적으로 홍보하겠지만 수험생도 변경된 일정을 꼼꼼히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모든 조치엔 비용이 뒤따른다. 한 대학 관계자는 “올해 교육부의 대입전형료 인하 압박에 대학들의 재원마저 팍팍해진 상황”이라며 “예년보다 두세 배 늘어날 대입전형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수능 일정 연기로 서울지역 자율형사립고(자사고) 및 외국어고, 국제고의 입시 일정도 조정됐다. 서울시교육청은 당초 23∼27일 진행할 예정이었던 지원서류 제출 기간을 24∼27일로 하루 늦춘다고 밝혔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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