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다시 희망으로]담배연기 없는 안전한 등·하굣길 만들어 주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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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국회의원 3인, 아동대표 3인은 9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정론관에서 아동 통학로의 금연구역 지정을 촉구하는 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발표회에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이 현장 조사 결과를 들어 보이며 아동 통학로의 금연구역 지정을 촉구하고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국회의원 3인, 아동대표 3인은 9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정론관에서 아동 통학로의 금연구역 지정을 촉구하는 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발표회에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이 현장 조사 결과를 들어 보이며 아동 통학로의 금연구역 지정을 촉구하고 있다.
“담배 연기 때문에 목과 코가 아프고 눈이 따가워요. 담뱃재가 날아와 화상을 입는 친구도 있어요. 하루빨리 통학로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되길 바라요.”(서울등마초 4년 정호형 군)

아동 통학로 금연구역이 통일된 기준 없이 지역별로 천차만별인 상황에서 아이들이 등·하굣길에 흡연자로 인한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글로벌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8월 한 달간 전국 통학로의 흡연실태를 현장조사한 결과, 아동들이 겪는 피해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시행했던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와 인근 통학로 200곳 중 4곳을 제외한 196곳에서 지속적인 흡연이 발생했으며, 그중 122곳에서는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곳에서조차 흡연이 일어나고 있었다.

더욱이 가장 많은 흡연이 발생했던 학교 담벼락, 학교 뒤편 도로, 학교 출입문과 이어지는 횡단보도는 현행법과 지자체의 조례상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지 않은 곳이 더 많아, 간접흡연으로부터 아동들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매우 미비한 수준이었다.

이와 관련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과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진선미 의원, 정의당 윤소하 의원, 아동대표 3인은 9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정론관에서 아동 통학로의 금연구역 지정을 촉구하는 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발표회 참석자들은 관련 법안인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돼, 아동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등·하교할 수 있는 환경이 하루빨리 만들어져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아동대표로 참석한 서울등마초등학교 4학년 정호형 군은 “우리가 매일매일 걷는 통학로인데 금연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곳이 너무 많은 것 같다”며 “하루빨리 통학로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통학로 흡연실태 조사에 직접 참여했던 경북 구룡포초등학교 4학년 김백민 군은 “분명히 학교 운동장과 교문 앞은 금연구역임에도 담배를 피우는 어른들이 많다. 담배를 피우고 아무 곳에나 버리기까지 해 환경정화시간에 담배꽁초와 라이터를 줍고 있다”며 학교 주변 금연구역의 관리와 단속을 철저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등마초등학교 4학년 노규연 양은 “학교 주변에 금연 안내판이 많이 없고, 있어도 글씨가 너무 작거나 어디까지 금연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안 써있다”며 “어른들이 금연구역임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표지판을 잘 만들어 붙여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발표회에는 아동 통학로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들도 참석해 아이들의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더불어민주당의 진선미 의원은 학교 출입문으로부터 200m 이내를 교육환경보호구역으로, 서영교 의원은 지자체 조례가 취약한 어린이집과 유치원 및 학교 출입구로부터 10m 이내의 지역을,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어린이집 경계로부터 10m 이내의 도로를 법정 금연구역으로 지정해 간접흡연으로부터 아동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서영교 의원은 “우리 아이들의 통학로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장차 우리나라의 주역이 될 어린이들의 건강을 해치는 것뿐만 아니라, 교육적인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 주변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해 어린이들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진선미 의원은 “어른들은 무심히 지나는 담배 연기, 아이들 얼굴 높이의 담뱃불이 어린이들에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학교 앞만큼은 아이들의 시선에서 세밀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소하 의원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어린이집과 의료기관 주변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지 않은 지자체가 전체 지자체의 88.6%, 97.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어린이집과 의료기관시설의 경계로부터 일정 거리 이내의 도로를 법정 금연구역으로 하여 어린이와 환자를 간접흡연의 위험에서 실질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표회를 주최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 보니 아동 통학로 내 흡연 실태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었다”면서 “아동들이 더 이상 걱정 없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등·하교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힘을 모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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