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장관상 받은 광주 ‘비아동 주부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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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회의실, 도서관으로 꾸미고… 북카페 만들어 문화공간으로 조성

광주 광산구 비아동 비아까망이 작은도서관 회원들은 28일 열린 2017 공동체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인 행정안전부장관상을 받았다. 광주 광산구 제공
광주 광산구 비아동 비아까망이 작은도서관 회원들은 28일 열린 2017 공동체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인 행정안전부장관상을 받았다. 광주 광산구 제공
2012년 광주 광산구 비아동 한 아파트에 사는 주부 이혜경 씨(47)는 아들(당시 6세)을 무릎에 앉혀 놓고 책을 읽는 게 꿈이었다. 하남산업단지 인근인 비아동은 도농복합지역으로, 주민 7000여 명이 살지만 도서관이나 체육관 등 문화 여가 시설이 없었다.

이 씨는 뜻을 같이한 주민들과 아파트 회의실 공간을 작은 도서관으로 꾸미는 추진위원회를 결성했다. 모금 활동을 하고 학교 졸업식 등 행사 때 꽃, 인형 등을 팔아 도서관 개관 비용을 마련했다. 10개월 만에 ‘비아까망이 작은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도서관은 한글교실, 노래교실 등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마을 사랑방 역할을 했다.

이들은 2015년 6월 인근의 작은 도서관 5개 주민들과 의기투합해 비아5일 시장에 목공소 ‘맹글라우’를 개설했다. 맹글라우는 시장 손님과 학생들에게 목공예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시장가게 간판과 노점상 의자를 만드는 공방으로 변신했다.

‘더불어 사는 마을공동체 가꾸기’ 재미에 푹 빠진 이들은 2015년 12월 비아동주민센터 옆 한옥을 개조해 북카페 ‘도란도란’을 열었다. 북카페를 개설하기 위해 까망이협동조합도 만들었다. 북카페는 음악회나 인문학 강좌 등을 개최해 마을 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

비아까망이 작은도서관은 28일 경남 김해 문화의 전당에서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17 공동체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인 행정안전부장관상을 받았다.

이 씨는 “문화예술 행사를 자주 개최하면서 비아동을 훈훈한 인심이 살아 있는 마을공동체로 가꾸는 재미와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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