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만난 ‘섹스 파트너’의 은밀한 쪽지 알고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6일 21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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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답게 대시해 줄래?’

컴퓨터 모니터에 뜬 여성의 쪽지를 본 A 씨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A 씨가 여성과의 만남을 중개해주는 인터넷 사이트에 가입한 직후였다. 비슷한 내용의 메시지가 짧게는 1분, 길게는 10분 간격으로 도착했다. 하지만 무료회원인 A 씨는 답장을 할 수 없었다. 6만5000원을 내고 ‘정회원’으로 바꿔야 대화가 가능했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정회원이 보낼 수 있는 문장은 고작 7개. 추가로 대화하려면 별도의 ‘섹파(섹스 파트너)카페이용권’을 구입해야 한다. 가격은 3만9000원~9만9000원. 더 나아가 직접 만나려면 22만 원짜리 ‘즉석만남 이용권’을 사야 한다.

A 씨는 매번 적지 않은 돈을 들였다. 하지만 한 번도 작업에 성공하지 못해 낙담할 수밖에 없었다. 이유는 따로 있었다. 해당 사이트에 올라온 여성회원 프로필은 모두 가짜였다. 운영자 김모 씨(42)가 만든 가상의 여성 이름으로 쪽지가 자동발송된 것이다. 김 씨 등 3명은 쪽지에 속은 남성들과 은밀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각종 이용권을 사도록 유도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광고 등을 보고 해당 사이트에 가입한 남성은 1년간 약 6만8000명. 이 중 3928명이 9억6700만 원을 결제했다. 1인당 약 25만 원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책임자 신모 씨(42) 등 4명을 상습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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